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인 지난 3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익명 취재원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월 넷째 주 경 서울 모처에서 방상훈 사장을 일대일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는 당대표 취임 첫날부터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참배하며 보수성향의 지지층 끌어안기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천안함사건 5주기 때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만남이 ‘보수 끌어안기’ 행보의 일환으로 보이는 이유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보수를 껴안고 가겠다는 문재인 대표의 최근 광폭행보의 일환 같다”며 방 사장과의 만남 배경을 추측했다. 또 다른 조선일보 기자는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차기 대권을 위해 조선일보와 우호적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문 대표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 후보와의 만남이 생산적이라고 판단한 조선일보 양 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이뤄진 것으로 비춰진다. 

   
▲ 조선일보 3월 26일자 4면 사진.
 

문재인 당 대표는 지난 3월 5일 조선일보 창간 95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해 “요즘 조선일보가 통일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문재인 대표는 과거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방상훈 사장과 코리아나호텔에서 폭탄주를 마신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표의 50일 기념 기자간담회 기사를 3월 30일자 8면 5단으로 잡으며 비중 있게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권대열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은 2일자 칼럼에서 “문재인 대표의 기세가 대단하다”며 “문 대표가 해 온 야당 바꾸기 노력은 지금까지는 충분히 평가할만해 보인다”고 적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에 따르면 당 내부에서도 문재인‧방상훈 회동설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의 일정을 담당하는 윤건영 보좌관은 문 대표가 방 사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문재인 당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대표와 방 사장은 창간 95주년 행사에서 만났고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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