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케이블TV가입자들도 EBS2채널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EBS는 현재 IPTV사업자와도 EBS2 송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BS2는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게 됐지만 사실상 무료보편적 서비스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월 1일부터 대부분의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가구에 EBS2가 송출되고 있다. EBS와 케이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EBS와 케이블업계가 EBS2를 송출하기로 최종합의했다. 현재 총 91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 81개 SO가 아날로그 가입가구에 EBS2를 송출하고 있으며, 8개 SO는 오는 6일부터 아날로그 가입가구에 EBS2 송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이 아닌 SO 2개사는 현재 EBS와 재송신 협의를 진행 중이다. 

EBS2는 MMS를 통해 개국한 채널이다. MMS는 멀티모드 서비스(Multi Mode Service)의 줄임말로 디지털 압축 기술을 통해 1개의 지상파 주파수를 쪼개 여러 채널을 서비스하는 방식을 뜻한다. EBS 지상파 채널이 기존에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을 분할해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 EBS2는 지상파 최초로 도입된 MMS채널이다. 왼쪽 모니터가 EBS, 오른쪽 모니터가 EBS2. 사진=금준경 기자.
 

EBS는 EBS2 개국을 준비할 당시 아날로그 케이블TV에서 EBS2를 시청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개국 이후 SO사업자들이 EBS2 송출을 임의로 차단했다. SO가 의무적으로 EBS2를 재송신할 이유가 없고 EBS2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오류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케이블협회는 디지털 케이블방송 가입가구에도 EBS를 송출할 계획이다. 김용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홍보팀장은 “이용자에게 약관을 안내고지하면 순차적으로 디지털 가입자들에게도 방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패스방식으로 EBS2를 시청할 수 있는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가입가구와 달리 디지털 케이블방송 가입가구의 경우 별도로 채널을 배정해야 한다. 

EBS는 IPTV업계와도 EBS2 송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사업자들과 EBS간 재송신 필요성에 대한 원칙적인 의견 접근을 봤다”면서 “IPTV사업자의 채널 추가편성을 위한 회선증설작업이 완료되는 하반기부터 재송신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 EBS2 채널 개국식. EBS제공.
 

EBS와 케이블협회 간 재송신 갈등이 일단락 된 듯 하지만 언제든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재송신 수수료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BS홍보팀 관계자는 “EBS2 시범방송 기간 동안 재송신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의무재송신에 준하는 송출을 하기로 케이블협회와 합의를 봤다”면서 “그 이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케이블협회 김 팀장 역시 “유료방송 입장에선 이미 교육용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있다”면서 “재송신 수수료를 요구하게 되면 추후 새롭게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BS2가 보다 폭 넓은 시청층을 확보하게 됐지만 직접수신율 제고라는 MMS도입 취지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방송의 직접수신율은 6.8%다. SO관계자는 “지상파측이 EBS2도입을 추진하면서 밝힌 근거가 무료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유료방송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역시 “MMS를 통해 지상파가 직접수신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돼야 하는데 유료방송에 의무재전송을 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하나의 PP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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