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알바노조가 맥도날드 알바 평균 시급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맥도날드에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직원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알바노조는 오는 28일 ‘꺾기’나 부당해고와 같은 갑질에 항의하며 맥도날드 2차 점거시위를 예고했고, 지난 24일 한국맥도날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맥도날드는) 꺾기를 금지하고 있고, 매장 근무시간은 크루(시급제 매장 직원)와 협의로 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90% 이상의 크루가 (수당 포함)7000~9000원 이상의 시급을 받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유연한 근무제 덕분에 학생과 주부들이 맥도날드 근무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맥도날드는 이같은 주장을 하며 알바노조(알바연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맥도날드를 옹호하는 댓글을 캡처해 보도자료에 첨부했다. 이중 알바노조는 댓글에 맥도날드 급여명세서를 스캔해서 올린 누리꾼 김아무개씨의 게시물에 의혹을 제기했다. 맥도날드 2차 점거를 알리는 알바노조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이 댓글은 지난 16일 오후 7시10분에 달렸다. 하지만 누리꾼 김씨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시각은 40여분 전인 같은날 오후 6시 32분이다. 김씨는 지난 19일 다른 게시물에 “니들(알바노조)이 깡패냐? 맥도날드는 최소한 법은 지킨다”는 댓글도 달았다. 

   
▲ 지난 24일 한국맥도날드는 알바노조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댓글을 짜깁기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김씨의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보면 게시물을 올린 적도 없고 아무런 정보도 없다”며 “급여명세서를 올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가입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본사나 대행사 직원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댓글에 ‘기본시급 5680원, 수당포함 실제 받는 시급 대략 8850원’이라고 돼 있는데 이는 맥도날드가 사용하는 문구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알바노조 이혜정 사무국장은 본사 측 보도자료에 대해서 “본사는 알바 93%의 시급이 7000원 이상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밝혀야 한다”며 “실제 5년차 알바노동자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각종 수당을 다 합쳐도 6000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연장수당과 주휴수당을 합한 실급여액을 시급으로 계산했을 때 5년차 A씨의 2014년 11월 시급은 약 6080원이었고, 2015년 1월은 약 6190원이었다. 두달 평균 시급을 계산하면 6135원이 나온다. 하지만 2014년 12월 시급은 연차수당까지 포함해 10110원이어서 석달 기간 평균 시급으로 계산하면 7460원이 된다. 

알바노조는 근무기간 1년을 채울 경우 지급하는 연차수당을 더해 평균 시급이 올라갔을 뿐 연차 수당을 제외하면 시급은 6천원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포함시켜야 하고 이를 계산하면 평균 시급은 7000~8000원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알바노조 이혜정 사무국장은 또한 “본사 주장대로 시급이 7000원 이상 나오려면 심야근무나 배달직(라이더)을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이같은 경우는 근무특성상 다수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심야근무는 오후10시부터 오전6시 사이 근무자에 대해 원래 시급의 1.5배를 받고, 배달직의 경우 크루와 달리 시급이 7000~8000원 수준이다.  

맥도날드 측은 댓글알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그런 식으로 일했으면 120개국에서 사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작은 조직(알바노조)을 상대로 싸우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사실이 아닌 주장을 계속해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맥도날드 홍보 대행사인 뉴스커뮤니케이션스 관계자는 “알바노조 페이스북을 모니터링해 맥도날드 알바를 실제 경험한 분들의 댓글을 수집해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은 맞지만 그 누리꾼 김씨가 누군지는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누리꾼 김씨가 올린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월 95시간 근무 중 83시간이 야간근무였다. 급여명세서상 심야근무자로 야간근무수당 때문에 시급이 높은 것처럼 나온 것이다. 야간수당을 제외한 누리꾼 김씨의 시급은 최저임금(5580원)에 가까운 5680원이었다. 

   
▲ 서울시 알바현황. 알바노조에 따르면 동네 개인사업장 비율이 높은 음식점의 평균시급이 6074원이지만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의 시급은 5898원이다. 사진=알바노조 제공
 

알바노조에 따르면 “서울시 알바현황을 보면 개인 사업장 비율이 높은 음식점의 평균시급이 6074원인 반면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의 시급은 5898원”이라며 “대기업 패스트푸드점이 동네사장보다 시급을 낮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바노조 긴급 설문조사(3월13일~19일, 온라인 방식, 115명 응답)에 따르면 맥도날드 크루 중 12%는 현재 시급이 낮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맥도날드에서는 평균 시급이 7000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1만8000명을 조사할 수 있는 곳은 우리(본사)라며 알바노조는 몇 가지 사례만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 최저임금을 제시한 다수의 맥도날드 알바구인 글에 대해서 “주 15시간 이하로 일하는 근무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표기할 뿐 그 이상을 일하는 근무자들은 실제 시급이 7000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주40시간 근무자였지만 수당을 포함한 평균 시급이 6000원 수준에 불과했다.  

알바노조는 지난달 7일에 이어 오는 28일 두 번째 맥도날드 점거시위를 예고했다. 알바노조는 관리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 노동자들이 퇴사를 강요받은 점, 시간유연제라는 명목으로 알바시간꺾기가 이뤄진 점, 지난해 9월까지 역곡점에서 근무하다가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조합원을 해고한 점이 부당하며 비판하고 있다. 

   
▲ 지난달 7일 맥도날드 점거 예고문. 알바노조는 오는 28일에 2차 점거를 계획하고 있다.
 

 

(3월 26일 오후 3시 14분 기사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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