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의 광고주인 삼성전자가 집행하는 신문지면 광고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일부 중견기업의 신문광고 집행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전반적으로 주요 대기업의 광고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신문광고시장은 대기업 중심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전면광고 비중이 여전히 높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발행부수 상위권 신문들에 집중된 경향이 확인되기도 한다.

미디어오늘이 2012년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 2년6개월 동안 평일에 집행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와 경제지의 지면광고를 전수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광고 집행금액이 아닌 집행건수를 기준으로 실시했다. 지난주 ‘2014년 신문광고 전수분석’을 통해 최근의 시장상황을 살폈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장기적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석간신문인 내일신문과 문화일보, 지난해 창간한 신생 경제지 브릿지경제는 총 광고건수 분석에는 반영했지만 일부 집계가 누락된 경우가 있어 언론사별 순위 집계 등 개별통계에서는 제외했다.

(관련기사: 수입차 업체들은 왜 조중동에만 광고를 낼까)

   
▲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삼성전자 광고비중,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1위 광고주’지만 신문 지면만 보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2012년 하반기, 2013년까지 삼성전자는 주요 일간지에 가장 많은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이었으나 2014년 들어 유한양행(1251건)이 삼성전자(1078건)를 앞섰다. 올해는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의 광고 집행건수를 추산해보면 유한양행(204건)과 삼성전자(139건)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최근들어 삼성전자가 신문에 집행하는 광고는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013년과 비교하면 2014년 들어 10개 일간지에 집행되는 광고를 줄였다. 조선일보의 경우 2013년 120건에서 2014년 114건으로 삼성전자 광고가 줄었다. 중앙일보는 2013년 86건에서 2014년 85건으로 줄었으며 동아일보는 같은 시기 120건에서 113건으로 줄었다. 한겨레는 2013년 88건에서 75건으로 13건의 광고가 줄어들었다. 경향신문은 전년대비 광고집행이 2건 늘었으나 유의미한 증가세로 보기 어렵다. 유일하게 큰 폭으로 광고집행이 늘어난 신문은 한국일보다. 2013년 73건에서 2014년 96건으로 늘었다.

   
▲ 삼성전자의 2013~2014년 일간지 광고집행 현황.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을 제외한 다른 신문들의 삼성전자 광고가 줄어들었다.
 

중소기업·중견기업 광고 늘었다

유한양행은 매년 광고집행을 크게 늘렸다. 이 기업은 2012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광고 집행건수 9위에 그쳤으나 2013년 2위로 도약했다. 2014년 가장 많은 광고를 집행했으며, 올해에도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의 신문광고집행 비중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광고 집행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대기업들이 기존의 광고 예산을 협찬이나 후원으로 돌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09년 미디어오늘이 7대 일간지 신문광고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광고 집행건수 기준으로 광고주 순위를 집계했을 때 1위 삼성전자, 2위 롯데백화점, 3위 기아자동차, 4위 닛산자동차, 5위 현대건설로 나타났다. 1~5위 내 국내기업은 이른바 10대 재벌그룹만 있었다.

4년 만에 주요 대기업들의 광고집행건수는 일부 중견기업에 밀리게 된다. 2013년의 광고집행건수 기준 5대 광고주는 1위 삼성전자, 2위 유한양행, 3위 현대자동차, 4위 롯데백화점, 5위 일동제약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과 일동제약 등 중견 제약회사가 5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이 1위, 삼성전자가 2위, 현대자동차가 3위를 기록했으며 4위에 아모레퍼시픽이 새롭게 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5위에 머물렀다. 2012년 5위를 했던 일동제약은 6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신문광고 시장의 위축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신문광고의 광고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인터넷이나 방송 등 다른 곳으로 몰리게 됐고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신문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면서 “언론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대기업은 지면광고보다 협찬방식의 광고집행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면광고는 여전히 대기업이 강세

그러나 주요 대기업이 신문광고 시장을 대거 이탈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른 유형의 광고보다 액수가 높은 전면광고 비중은 여전히 대기업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고 집행건수로만 보면 유한양행이 1위지만 광고유형별 집행건수를 보면 삼성전자는 전면광고 위주로 광고를 집행한 반면 유한양행은 사이즈가 작은 광고를 중점적으로 집행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4년 집행한 광고 1078건 모두 전면광고였다. 같은 시기 1251개 광고를 집행한 유한양행의 전면광고는 98개에 불과했다. 5단 광고가 686개로 가장 많았으며, 9단21 광고가 259건, 4단 광고 169건 순이다. 2013년 역시 유한양행은 총 938개 광고 중 45개의 전면광고만 집행했다. 2014년 광고 집행건수로 4위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의 전면광고는 총 광고 574건 중 12건에 불과했다. 반면 광고 집행건수 5위인 롯데백화점은 493건 모두 전면광고만 집행했다.

   
▲ 2014년 가장 많은 일간지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인 유한양행의 유형별 광고분류. 삼성전자가 평일 광고 전량을 전면광고로 집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중동 광고편중,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광고주의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위주의 광고 집행경향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2009년 미디어오늘이 7대 일간지 광고를 분석한 결과 조중동의 광고점유율은 53%(조선·중앙 각각 18%, 동아 17%)에 달했다. 같은 신문을 대상으로 2013년 광고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55%(조선·동아 각각 20%, 중앙15%)로 나타나 2009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조중동의 광고점유율은 52%(조선19%, 동아18%, 중앙15%)로 전년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12개 일간지 기준으로 보더라도 조중동의 광고점유율은 2013년 36%, 2014년 35%에 달한다.

실제 광고주들은 모든 언론사에 똑같이 광고를 배분하는 원턴방식으로 광고를 집행하더라도 조중동에 꾸준히 더 많은 광고를 집행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 하반기 조선일보에 38건, 중앙일보에 31건, 동아일보에 35건의 광고를 집행한 반면 한겨레에 20건, 경향신문에 18건의 광고를 집행했다. 2013년 들어서는 조선일보에 111건, 중앙일보에 83건, 동아일보에 92건의 광고를 배정한 반면 한겨레에 67건, 경향신문에 59건의 광고를 집행했다. 2014년의 경우 한겨레가 중앙일보보다 현대자동차 광고를 많이 게재했지만 차이는 불과 4건으로 미미했다. 이를 제외하면 조사기간 내내 조중동에 더 많은 광고가 배정됐다.

   
▲ 현대자동차의 2013~2014년 일간지 광고집행 현황. 원턴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조중동 등 일부 신문에 더 많은 광고를 집행했다.
 

 

특정 언론에 꾸준히 ‘올인’하는 광고주들

일부 기업은 조중동에 광고를 장기간 ‘올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오뚜기와 수입차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오뚜기는 2013년 조중동에 64건(동아 26건, 조선 22건, 중앙 16건)의 광고를 집행한 반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에 각각 5건의 광고만 집행했다. 2014년의 경우 조중동에 총 97건(동아 35건, 조선33건, 중앙29건)의 광고를 배정했다. 반면 경향신문, 국민일보,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에 각각 2건의 광고만 집행했다. 한국일보에는 1건, 한국경제에는 3건을 집행했다. 수입차브랜드 역시 조중동과 일부 경제신문에만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 오뚜기의 2013~2014년 일간지 광고집행 현황. 일부 기업은 오뚜기와 마찬가지로 조중동 광고비중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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