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원인을 밝히기 위해 3년 여 동안 미해군과 정보공개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미 잠수함 전문가 안수명 전 안테크 대표가 천안함 5주기를 맞아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 확률 자체가 모순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 전 대표는 2010년 천안함 국제조사단의 미군측 조사단장으로 왔던 토머스 에클스 미 해군 제독이 작성한 보고서에 천안함 사고 날짜가 이틀 앞선 것(2010년 3월 24일로 표기)과 관련해 에클스 제독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12일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클스 제독에게 ‘천안함이 2010년 3월 26일이 아닌 24일 침몰했다고 생각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직도 답이 없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5년 동안 해소되지 않은 대표적인 의문점에 대해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장소에서 북한 잠수함이 쏜 어뢰가 움직이는 천안함을 탐지하고 추적하여 버블제트(Bubble Jet)로 천안함을 침몰시킬 확률(이 모순)”이라며 “또한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와 서재정 전 존스홉킨스대 교수(현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가 주장한 흡착물질 의혹 등”이라고 꼽았다.

천안함 5주기가 됐는데도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안 전 대표는 “합조단 보고서가 비과학적이고 비양심적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안수명 전 안테크 대표.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미해군을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벌인 끝에 에클스 제독 등의 이메일 자료 1500페이지 가량을 제공받는 등 일부 성과를 얻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내가 소송에 약 100만달러(10억 원)이상을 들여 미정보 자유법에 의거하여 얻은 정보를 보면 이러한 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확보한 미 해군 자료를 보면, 에클스 제독조차 천안함 흡착물질 분석결과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군 조사단장이었던 에클스 제독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최종보고서 초안에 대해 7월 13일 한국 국방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알루미늄 산화물(백색물질) 논의는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격침됐다는 것과 관련해 (굳이) 입증할 필요가 없으며, 과학적 타당성에 대한 의심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클스는 “한국에서 실시한 테스트를 믿지 않는 우리쪽의 부식관련 전문가들은 의심을 제거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평상시 바닷속 부식이 이뤄지는 환경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한국조사결과에) 반하는 증거들이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에클스는 “나는 이 섹션을 아예 없애거나 부록으로 밀어넣기를 추천한다”며 “이런 증거를 뒷받침하는 모든 케이스가 드러난다면 당신은 신뢰를 잃을 것이며 나는 그런 접근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마스 에클스 천안함 미군측 조사단장(해군제독)이 2010년 7월 13일 국방부에 보낸 이메일. 안수명 박사가 미 정보자유법 소송을 통해 얻은 미 해군자료.
 

안 전 대표는 천안함 진실규명과 관련해 최근 자신의 경험을 들어 여전히 북한이 아니라고 하면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한 2주전에 Washington DC 에서 ‘Sony Hacking(소니 해킹), 천안함의 유사점과 틀린점’ 이라는 강연을 했다. 누군가가 ‘그래 북한이 아니면 누가 했소’라 질문하길래 ‘저는 모릅니다’라 했더니 ‘빨갱이 아냐’라고 반문이왔다. 지난해 11월 24일 Sony Hacking 사건에 대해 당시 내가 ‘증거를 대라’, 며칠후, ‘미국이 북한의 IT를 Hacking 해서 안다, Sony Hacking이 미국의 자작극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고 했을 때도 답이 없다. Sony Hacking과 천안함의 경우 북한이 안했다고 증거를 댈 필요가 없다. 남한이나 미국이 북한이 했다는 증거를 대야 한다. Sony Hacking, 천안함의 경우 북한은 안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5주기와 관련해 안 전 대표는 “합조단의 보고서는 비과학성과 비양심성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승헌 교수, 서재정 교수, 김소구 지진연구소장 등 양심적 학자들이 있다는 것에 기쁨을 가진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샌디에고에 거주하고 있는 잠수함과 어뢰, 미사일 등의 신호처리-관리 분야 전문가이다.

   
토마스 에클스 천안함 미군측 조사단장(해군제독)이 2010년 7월 13일 국방부에 보낸 이메일. 안수명 박사가 미 정보자유법 소송을 통해 얻은 미 해군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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