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발생 직후부터 천안함의 항적 및 미국정보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온 박선원 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국제정치학)이 천안함 5주기를 맞아 “지금까지 가장 의문으로 남는 것은 어뢰 공격작전을 지원한 모선(북한 잠수함)조차 어떻게 발견을 못할 수가 있느냐는 점”이라고 밝혔다.

박 전 연구원은 1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제는 피해자와 생존자 등 당사자집단이 비공개집담회라도 열어 허심탄회하게 진상을 두고 토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전 연구원은 천안함 침몰 5년이 흐르도록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부 합조단이 문제를 명확히 드러내고 원인을 밝혔다기 보다 그들이 내놓은 보고서 자체가 새로운 의문을 낳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연구원은 대표적인 의문점을 두고 “흡착물 논란 등 과학적인 면도 지적할 수 있지만 사고 당시 북한의 모선이 연어급 잠수정의 어뢰 공격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같이 작전에 참여했다고 돼 있는 점”이라며 “모선은 규모가 크며 수중함이 아닌 수상함이라 반드시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발견을 못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합조단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 천안함을 공격한 뒤 도주한 경로라고 작성한 것. 사진=합조단 최종보고서
 

박 전 연구원은 “연어급 잠수정이 수중에서 작전을 벌이는 동안 발견을 못했다해도 정작 작전을 지휘하는 모선은 떠있었을텐데 확인도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문”이라며 “모선이 없으면 잠수정 작전이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모선을 발견하는 것은 위성 촬영도 필요없다”며 “초계기만으로도 충분히 탐지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합조단 보고서에서는 결국 모선에 대한 정체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한 의문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천안함 5주기를 맞아 진실규명을 위한 방안으로 박 전 연구원은 “이제는 맞다 틀리다는 논쟁이나 정치적 공방의 단계는 끝났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쪽과, 조사했던 쪽, 함장을 포함해 배에 탔던 승조원, 피해자 가족까지 같이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비공개로라도 토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그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희생을 훼손하지 않는 전제 하에 진지한 토론을 해봤으면 한다”며 “집담회 형식이라도 좋다”고 제안했다.

박 전 연구원은 “사고 초기엔 발표하면 실시간으로 문제제기하고 이어서 답변하는 등 일종의 공방전이 이어지다보니 입장을 밝힌 쪽에서는 이를 번복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은 모두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내린 결론이다보니 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원 전 미 브루킹스연구소 특임연구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합동조사단의 조사에 대해 박 전 연구원은 “있는 조건 하에서 추정하고 가설로 세운 뒤 물증 확보하려한 것일텐데, 이들이 화학적 물리적 반응을 정확히 측정했으리라 기대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사고순간의 목격자도 없는 상태에서 완벽하게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연구원은 그동안 아군기뢰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는 2년 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고지점 수심이 20m였다’는 박연수 천안함 작전관의 법정증언에 대해 “‘수심 20m’ 지점이라는 것이 법정 증언에서 확보됐고, ‘폭발’의 경우 지진파가 그것을 충족시켜준다”며 “‘수심 20m’에서 폭발했다는 것은 합조단 최종보고서 안에 있는 고정형 기뢰(육상조종기뢰)가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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