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2014년 11개 일간지와 5개 경제지에 집행된 신문광고 1만8546건을 전수조사했다. 분석결과 △중소·중견기업의 광고건수 순위 상승 △조중동 광고편중 △국내기업 원턴광고 집행경향 △수입차 브랜드 광고의 조중동 편중 △증권사의 경제지 위주 광고집행 등이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는 광고 집행금액이 아닌 집행 건수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돈을 받지 않고 광고를 게재하는 이른바 ‘대포광고’가 변수지만 광고주들의 선호 신문, 언론사의 특정 광고주 의존도 파악 등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석간신문인 내일신문과 문화일보, 신생 경제지인 브릿지경제는 총 광고건수 분석대상에는 반영이 됐으나 일부 집계가 누락된 경우가 있어 순위 집계에서는 제외했다.

유한양행 1위, 삼성전자 2위

일부 중소·중견기업들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광고를 집행하기도 했다. 2014년 신문광고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유한양행(1251건)이다. 2위는 삼성전자(1078건), 3위는 현대자동차(818건)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574건)은 4위, 롯데백화점(493건)은 5위를 차지했다. 2009년의 7대 일간지 조사와 비교해보면 삼성전자는 광고집행건수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같은 시기 롯데백화점은 2위에서 5위가 됐다. 

가발 제조회사인 하이모는 지난해 195건의 광고를 집행해 전체 광고주 중에서 14위를 기록했다. 191건을 집행한 SK텔레콤보다도 많은 횟수다. 헬스케어 기업인 바디프랜드도 135건의 광고를 집행했다. 

   
▲ 올해 1월 1일 신년호 종합일간지 1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노트4 엣지’ 광고이다.
 

이는 대기업들이 지면광고비중을 줄이고 협찬방식의 예산집행을 늘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신문광고는 광고효과가 거의 없지만 신문매체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한 편이기 때문에 광고주가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협찬 등을 통해 보험을 들어놓는 게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는 협찬을 통해 광고주와 관련한 기획기사를 요구할 수도 있고, 비판적인 기사를 줄이는 등의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이 1위를 기록한 건 집행 건수가 많을 뿐 실제 광고의 성격과 단가 등을 감안하면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 건수로 분석하게 되면 광고의 위치와 사이즈별 단가 적용을 할 수 없다.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당수 대기업들이 광고보다는 협찬을 늘리는 추세고 심지어 광고집행이 노출되기를 꺼리는 경향도 나타다고 있다. 한 대기업 광고 담당 임원은 “전체 광고 집행금액 대비 협찬·후원 비중이 70%까지 육박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 비율이 역전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사와 관계 유지 차원에서 동일하게 광고를 배분하는 원턴 방식으로 집행하되, 철저하게 광고 효과 중심으로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에 광고를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15개 일간지 2014년 주요 기업 광고집행 건수.
 

조중동 광고편중 뚜렷

상대적으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에 더 많은 광고를 배분한 기업이 상당수였다. 지난해 9개 일간지와 4개 경제지의 총 광고량을 비교해보면 조선일보가 2202건(12.2%)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동아일보로 2079건(11.5%)으로 나타났으며 중앙일보는 1758건(9.7%)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매일경제로 1532건(8.5%)이며 5위는 1492건(8.3%)인 한국경제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광고비중은 각각 1057건(5.8%), 1018건(5.6%)으로 조중동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조중동과 매경·한경이 전체 광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력 광고주인 삼성전자의 광고는 매일경제와 조선·동아에 편중됐다. 지난해 삼성은 총 1078개 광고를 집행했는데 매일경제 155건, 조선일보 114건, 동아일보 113건으로 각각 1~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광고는 한겨레의 경우 75건, 경향신문은 59건만 배정됐다. 두 신문을 합쳐도 매일경제 광고집행건수에 못 미친다. 

오뚜기는 조중동에 ‘올인’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집행한 총 118개 광고 중 조중동에만 97건의 광고를 배정했다. 동아일보 35건, 조선일보 33건, 중앙일보 29건 순이다. 다른 신문들에는 5개 이하의 광고를 집행해 편차가 컸다. 쌍용자동차 역시 조중동 편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종합일간지 중 조선일보에 19건, 중앙일보·동아일보에 각각 16건의 광고를 배정한 반면 다른 종합일간지에는 1건씩만 광고를 집행했다.

   
▲ 2014년 광고집행 전수조사를 통한 9개 일간지와 4개 경제지의 광고점유율.
 
   
▲ 삼성전자의 2014년 광고집행건수. 매일경제와 조선일보, 동아일보에 광고가 편중됐다.
 
   
▲ 오뚜기의 2014년 광고집행건수. 오뚜기는 총 118건의 광고 중 97건을 조중동에 배정했다.
 

‘원턴광고’ 여전히 많아

국내 기업 광고주들은 모든 언론사에 동일하게 광고를 나눠주는 ‘원턴’방식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자동차는 총 818건의 광고를 집행했는데 조선, 중앙, 한겨레 순서로 집행건수가 많았다. 조선일보에 104건, 중앙일보 73건, 한겨레 77건을 집행했다. 동아일보는 71건으로 나타나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통신사도 원턴방식을 선호했다. KT는 신문별 광고집행건수 편차가 거의 없었다. 총 109건의 광고 중 한겨레 10건, 조선일보·중앙일보 9건·경향신문·동아일보·한국일보 8건을 집행했다. SK텔레콤의 경우 191건의 총 광고 중 서울경제 23건, 조선일보 20건으로 두 신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세 번째로 광고집행건수 높은 한국경제가 16건을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한 매일경제의 광고집행건수 10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나 신제품을 홍보해야 할 때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원턴광고가 주로 이뤄진다”면서 “다른 측면에서는 언론사 관리 차원이기도 해 이 방식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주고 다른 언론사에는 안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광고 효과는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원턴 광고를 돌려왔지만 최근에는 원턴 광고도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 SK텔레콤의 2014년 광고집행건수. 서울경제와 조선일보 광고집행건수가 다른 신문에 비해 많았으나 격차가 크지 않았다.
 

 

수입차 브랜드는 조중동 ‘올인’… 증권사는 경제지 ‘선호’

수입차 브랜드광고는 조중동에 집중적으로 집행됐다. 토요타는 지난해 집행한 광고 81건 모두 조중동에 배정했다. 아우디는 총 124건의 광고 중 105건을 조중동에 몰아줬다. 그 다음은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로 각각 9건을 집행했는데, 조중동과 격차가 컸다. 이 외에 경향신문이 1건을 배정받았고 다른 신문들은 한 건도 광고를 배정받지 못했다. BMW는 조선일보 13건, 동아일보·중앙일보 12건, 매일경제·한국경제에 8건씩 광고를 집행했다. 

일부 증권사는 종합일간지보다 경제지에 더 많은 광고를 배정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집행한 145개 광고 중 머니투데이에만 60개 광고를 집행했으며 그 다음으로 서울경제에 28건을 배정했다. 일간지의 경우 조선일보 8건, 중앙일보 7건, 동아일보 10건, 경향신문 5건, 한겨레 3건 등으로 경제지에 비해 격차가 컸다.

대신증권은 총 136개 광고 중 머니투데이에 가장 많은 64건의 광고를 배정했다. 그 다음으로 서울경제에 23건을 배정했으며 다른 신문들은 10건 미만의 광고를 배정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은행의 경우 매일경제에 13건의 광고를 집행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신문들은 10건 미만의 광고를 집행했다.

   
▲ 수입자동차 브랜드의 2014년 광고집행건수. 이들 업체는 조중동 등 일부 신문에만 광고를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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