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출범 직후 경쟁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제작비와 구매비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3일 온라인으로 발간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프로그램 제작과 구매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9∼2013년의 PP와 지상파의 프로그램 제작·구매비 추이를 비교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PP를 홈쇼핑, 종합편성, 보도전문, 지상파계열PP, MSP, 일반PP로 구분했다.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인 2012년 방송프로그램의 제작·구매비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지상파방송사와 PP의 제작·구매비는 전년 대비 각각 15.4%, 54.7% 증가했다. 2009~2013년 동안 지상파 방송과 PP의 프로그램 제작·구매비용 증가율이 연평균 17.7%인 점을 감안하면 PP의 2012년 제작·구매비 증가가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 2009~2013년 지상파와 PP의 제작비 및 구매비 연도별 추이. KISDI 자료.
 

이선희 KISDI연구원은 “2011년∼2013년 지상파의 제작·구매비는 연평균 0.3% 감소한 반면 PP는 17.9% 증가해, 종합편성채널 진입 이후 PP의 제작·구매비 규모의 증가가 특기할 만한 부분”이라며 “종합편성채널이 진입하면서 시청률 경쟁이 강화돼 제작·구매비의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작·구매비 상승이 두드러졌던 2012년의 평균제작·구매비 추이를 PP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보도전문PP 지상파계열PP, MSP, 홈쇼핑, 일반PP순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전문PP는 2012년 기준 전년 대비 453% 평균제작·구매비가 증가했는데 연합뉴스TV가 2011년 12월에 신규사업자로 진입하는 등 변동이 생긴 결과다. 지상파계열PP는 이 시기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음에도 채널당 평균 제작·구매비가 39.9% 올랐다.

제작·구매비는 2013년 들어 하향세로 접어든다. 2013년 기준 PP의 평균 제작·구매비는 전년대비 14.2% 감소했다. 2013년 홈쇼핑과 일반PP를 제외하고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PP, 지상파계열PP, MSP 모두 전년대비 제작·구매비가 감소했다.

총 제작·구매비는 2010년까지는 지상파가 PP보다 많았지만, 2011년부터 PP에 역전됐다.  2011년 기준 PP의 총 제작구매비용은 1조801억 원, 지상파의 경우 1조360억 원이다.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2013년 기준 지상파와 PP의 총 제작·구매비는 각각 1조296억 원, 1조5014억 원으로 나타났다.

   
▲ 종합편성채널 4사 로고.
 

프로그램 구매비용만 놓고보면 지상파방송 계열PP의 평균 구매비용이 2013년 기준 131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MSP 120억 원, 종합편성 15억 원, 일반PP 5억 원 순이다. 보고서는 “지상파계열 PP는 모(母) 지상파 사업자 혹은 동일 지상파계열 PP의 방송 프로그램 구매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지상파방송사와 PP의 제작·구매 유형은 2013년 기준으로 자체제작콘텐츠의 제작·구매비가 52.7%다. 다음으로 순수외주콘텐츠의 제작·구매비가 24.8%로 나타났다. 구매 콘텐츠의 경우 국내물의 제작·구매비가 9.9%, 국외물의 경우 7.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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