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DMC단지 내 초대형 롯데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것으로 예정돼 인근 지역 중소상인들이 반대투쟁에 나섰다. 상암동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반대 마포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시민단체는 4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인과 골목상권 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죽이는 쇼핑몰 추진 반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앞에 들어설 롯데복합쇼핑몰은 영업면적만 축구장 14개 크기인 3만3000㎡ 규모이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김동규 대외협력국장은 “롯데는 4월 착공을 예정으로 준비 중인데 영등포 타임스퀘어(10만3000평)처럼 거대한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5~10km내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폐업 상황에 처하니 미리 반대해야 한다”며 “현재 마포구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 중이고 통과하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 서울 마포 상암동DMC 롯데복합쇼핑몰 입점예정 부지. (붉은화살표시) 부지면적 약2만600㎡, 영업면적은 대략 10만㎡
 

입점 예정지 5~10km내 마포·강서·은평·서대문구·영등포 등에 있는 대형마트는 14개, 백화점 6개, 전문점 4개, 쇼핑센터 11개, 기업형슈퍼마켓(SSM) 81개 정도다. 지난해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1개 들어설 때마다 인근 22개 동네슈퍼와 80여개 소매점이 폐업한다. 

김동규 국장은 “롯데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며 “6만여명의 중소상인들이 폐업할 위기”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형쇼핑몰 출점이후 3년간 출점 전보다 점포당 월평균 1300여만원, 연평균 약1억6000만원의 매출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점포당 매출이 대형쇼핑몰 입점 전보다 46.5% 감소한 수치다. 

비대위 서정래 위원장은 “대형마트나 SSM으로 전국의 골목상권이 파괴되고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잃고 있는데 롯데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는 것은 지역경제를 송두리째 먹겠다는 얘기”라며 “전국의 600만 자영업자들과 연대해 롯데입점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롯데는 상암점복합쇼핑몰 등 아울렛 2개와 백화점 등을 출점할 계획이고, 신세계도 김해에 백화점과 이마트 3~5개, 현대백화점도 김포에 아울렛과 판교에 복합쇼핑몰을 출점할 계획이다. 국내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유통업계는 경기를 많이 타는 백화점과 규제가 많은 대형마트가 아닌 아울렛과 복합쇼핑몰로 관심을 돌리는 추세다.  

   
▲ 상암동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반대 마포구 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는 4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인과 골목상권 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죽이는 쇼핑몰 추진 반대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장슬기 기자)
 

서울시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승인되면 롯데 측이 다시 세부 개발계획을 세우고 교통심의와 건축허가 등을 거쳐 착공할 수 있다. 상인들은 서울시와 마포구에 공정한 상권영향평가와 공청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동규 국장은 “상권영향평가를 현재는 개발업체가 지역상생협력계획서를 내며 하게 되는데 개발업체가 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가 해야한다”며 “지자체가 해야 상대적으로 공정하게 할 수 있고 개발업체가 한 영향평가와 차이점도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2013년 KDI에서 생계형 자영업자 퇴출전략을 마련했고,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는 내팽겨치고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복합쇼핑몰을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내수가 침체됐는데 600만 상인을 죽이면 600만 소비자도 함께 죽이는 것이고 이는 뱀이 배고프다고 자기 몸통을 잡아먹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임금을 올리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가계 소득을 늘려 경제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열심히 사는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재벌이 침탈하고,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대기업에게는 돈을 조금 더 벌어다주는 문제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생존권 문제”라며 “이분들이 죽으면 우리나라도 죽는다는 심정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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