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방송법 위반혐의로 형사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언론의 각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NCCK언론위원회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이 후보자의 행위가 “방송법 제4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방송편성에 대한 규제나 간섭행위에 해당된다”며 “이완구 후보자의 자진사퇴여부와 관계없이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CCK언론위원회는 오는 1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NCCK언론위원회는 11일 오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전병금 위원장은 “이 후보자는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나아가 언론사 간부들과 친분을 미끼로 기자들을 회유 협박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언론이 질식 직전의 상황에 처한 근본이유 중 하나가 정치권력의 압력과 간섭 때문임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이 후보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언론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했다. “녹취록은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하고 권력과 친분으로 결탁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인의 본분을 저버린 언론사 간부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이완구 후보의 부동산투기 의혹 기사를 인터넷 뉴스에서 뺀 KBS. 사안의 중요성을 알았지만 외면하거나 취재윤리 문제로 희석시킨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뉴스를 축소하거나 마지못해 보도한 MBC나 SBS. 압력의 대상이 되어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에 오른 종편”이라며 언론사 매체명을 거론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언론들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함께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NCCK언론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준경 기자.
 

전 위원장은 출범 기자회견에서 NCCK언론위원회의 발족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날 진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 앞에 왜곡당하고 있고, 정론을 위해 싸워야 할 언론마저 사회적 책임을 상실한 채 권력에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룡 위원(인제대 교수)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와 언론자유순위는 매우 낮은 수준이 됐다”며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언론사 내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외부단체인 언론위원회를 통해 견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NCCK언론위원회는 ‘바른 언론을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10대 과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 △언론의 공공성과 공익성 구현 △공영미디어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 △ 불공정 미디어 제재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위해 공익적인 대안언론 지지 △언론해직자 복직 및 언론비정규직 개선 △편향적인 방송통신심의 시정 △공익적인 지역 언론 보호 및 옹호 △언론의 도구화와 상업화 지양 등이다.

NCCK언론위원회는 앞으로 △표현의 자유 침해 피해신고센터 운영 △연속 토론회 △언론보도 모니터링 및 보고서 작성 △미디어교육 △NCCK 언론상 제정 및 시상 △언론과 언론인 지원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 NCCK언론위원회 전병금 위원장(오른쪽)과 임순혜 부위원장. 사진=금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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