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야 간사가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3년 일몰’로 한정하는 절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일몰’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케이블업계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KT의 스카이라이프 버리기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방위 여야 간사는 지난 2일 합산규제를 3년 일몰로 한정하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3년 일몰안에 관해 “검토 중인 단계”라며 “미방위 여야 간사가 관련 논의를 한번 했지만 합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3년 일몰안은 3년 동안만 합산규제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통합방송법 제정을 추진하며 합산규제의 3년 일몰방안과 대통령령 지정안을 미방위 법안소위에 제시한 바 있다.

합산규제는 IPTV와 유료방송의 시장독점을 따로 규제했던 방식을 전체 시장의 3분의 1로 통합하는 내용이다.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소유한 KT의 합산점유율이 28%에 달해 추가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KT는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3년 일몰안을 여야가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권은희, 서상기 두 의원이 합산규제 도입에 반대 입장이고,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조속한 도입을 촉구하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 IPTV 업계 홍보물 이미지.
 

그러나 국회가 2월 중 합산규제 법안의 절충안을 만들기로 합의한 만큼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합산규제 법안이 새누리당이 입법을 원하는 클라우드법안과 묶인 상황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완강하지만 단서조항을 넣는 방법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도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법안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3년 일몰로 한정한 후 추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3년 일몰안이 적용되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합산규제 저지가 목적인 KT는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한시적 규제라는 성과를 챙기게 된다. 어떠한 방식이든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KT입장에선 스카이라이프 버리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진다.<관련기사: 합산 점유율에 골머리… KT, 스카이라이프를 버릴까>

KT가 OTS 계약기간이 만료된 가입자에게 올레TV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지호 스카이라이프 노조위원장은 “OTS가입자 중 만기 이용자가 OTV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카이라이프 노조가 성명을 내고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KT는 위성방송 가입자를 IPTV로 전환해 실익을 챙기면 되지만 그 반대급부로 온갖 손실과 위기는 위성방송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합산규제 전면도입을 요구했던 케이블업계는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용배 홍보팀장은 “만일 3년 일몰제가 적용 된다면 시장독점을 규제한다는 본래 취지가 퇴색될 것”이라며 “최소한 5년은 3분의1 합산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KT 관계자는 “KT에 족쇄가 채워지게 되면 케이블업계보다 SK브로드밴드와 LG 유플러스가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하향세인 케이블업계보다 저가 결합상품 전략을 쓰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이익이 클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최근 3년간 가입자 증가추세가 가장 가파르다”고 말했다.

미방위는 오는 13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합산규제를 논의하는 법안소위를 열 계획이다. 법안소위에서 합산규제가 통과되면 24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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