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훈의 위키트리 대표가 “저작권 개념은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언론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대표는 지난 3일 위키트리 창간 5주년 공개 강연회 ‘미디어 대변혁, 직접미디어 시대가 열렸다’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공 대표는 △위키트리 창간배경 △미디어환경의 변화과정 △향후 미디어 변화 전망에 대해 강의했다. 위키트리는 인터넷 언론매체로 SNS 속 이슈들을 주로 기사화한다. 콘텐츠를 저작권자 동의 없이 게재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큐레이션이 아니라 '펌질 매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 대표는 “저작권 개념은 앞으로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며 “현재 SNS 공유를 통해 수 많은 콘텐츠들이 제대로 통제 되지 않고 있다. 뉴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우리 콘텐츠를 TV나 신문에서 퍼가는 경우가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위키트리의 콘텐츠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공 대표는 기성언론의 SNS 활용방식을 꼬집었다. 그는 “미디어시장이 급변해 기성 언론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력이 없다”며 “많은 언론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많은 언론들이 SNS를 하고 있지만 홍보의 ‘도구’로 여길 뿐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하기도 했다.

   
▲ 지난 3일 위키트리 공훈의 대표가 창간 5주년 기념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SNS 시대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공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과거처럼 글을 잘 쓴다고 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사람과 매체가 승리한다”면서 “종이에 글을 쓰던 때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이미지 중심에 간결한 글을 더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방식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공 대표는 ‘스마트 스토리텔링’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향후 미디어 전망에 관해 공 대표는 언어장벽 붕괴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구글번역기는 ‘맹구’같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일본어의 경우 읽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며 “언어의 장벽이 곧 무너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변화에 따라 ‘바이럴마케팅’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공 대표는 전망했다. 공 대표는 “언론이 소통의 인프라에서 유통의 인프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언론사는 어느 매체보다 바이럴스토리에 최적화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배경 역시 효과적인 바이럴마케팅을 위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공 대표는 위키트리의 최종목표는 “스토리&마케팅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용산참사’가 위키트리 창간의 계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경찰이 광화문 인근에 설치한 컨테이너박스인 ‘명박산성’ 사진을 띄운 공 대표는 “이때 명박산성이라는 신조어가 각지에 퍼지는 데는 불과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면서 “촛불집회는 주류 미디어가 없이도 사람들이 직접 소통을 했다. 미디어의 권력이 대중에게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용산참사를 언급하며 “주류미디어를 통해 억울함을 토로 못한 상황에서 철거민들이 극렬한 시위라는 미디어를 택했다. 기성언론과 달리 누구의 목소리든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매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키트리의 정치적 성향에 관한 질문에 공 대표는 “우리는 스토리와 마케팅이 동시에 유통되는 ‘플랫폼’”이라며 “정치적 성향에서는 철저히 양쪽 이야기가 똑같이 유통될 수 있도록 개방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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