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계로 물갈이 됐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실패와 소통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동아도 사설을 통해 비박계 당대표에 이은 원내대표의 등장이 박근혜 정부를 향한 여당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레임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인 <대통령의 시간>이 연일 도마에 올랐다. 회고록에 등장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FTA 이면합의 발언, 북한의 정상회담 대가 요구 등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내용은 외교문제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자질논란이 불거졌다. 박상옥 후보자가 서울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진실은폐 의혹이 일었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1,2차 검찰 수사에 모두 참여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증세없는 복지’허상…핵심공약 파산>
국민일보 <‘꿈‘같은 정규직도…불안에 떤다>
동아일보 <새누리, 박심 아닌 민심 택했다>
서울신문 <비박 투톱…당청 쇄신·증세 기싸움>
세계일보 <비주류 당권 장악…국정 운영 ‘시험대‘>
조선일보 <당내 3연패…밀려난 친박>
중앙일보 <새누리당 ‘비박 시대‘>
한겨레 <여당의 반란…“박대통령 레임덕 신호탄”>
한국일보 <유승민, 청와대 향해 “바꿔라” 당청관계 ‘폭풍·안개 속으로‘>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당선, 의미는?

박근혜 정부 집권 2년 만에 비박이 새누리당을 장악했다.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가 지난해 당선된 데 이어 원내대표에서도 비박계인 유승민 의원이 선출됐다. 유승민 의원은 84표를 득표해 65표를 얻은 친박계 이주영 의원을 19표 차이로 따돌렸다.

언론들은 일제히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선된 이유를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부재와 국정실패에서 답을 찾았다. 한국일보는 “최근 정부의 잇따른 정책혼선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급전직하에 따른 원심력이 경선 결과로 드러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신문은 “여론에 가장 민감한 서울, 수도권 의원과 초선 및 재선 의원 상당수가 여권의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변화를 앞세운 유승민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비선 의혹, 대통령의 인적쇄신 거부,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파동 동을 언급하며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 대한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경선 결과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 역시 같은 진단을 내렸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의 고집과 독선이 여당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정의 한 축인 여당조차 대통령과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이 지금 우리 정치의 현주소”라고 설명했다.

   
▲ 3일자 한겨레 기사.
 

 

조중동도 정부 비판, ‘레임덕’ 언급도

조중동도 사설을 통해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여당의 경고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최악”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에게 “당 안팎의 합리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여당 내에서 이번 경선 결과를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패배’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번 경선 결과를 누구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사람은 박 대통령”이라며 “여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국회에서 정부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 그것이 바로 ‘레임덕’이다. 그 빨간 경고등을 지금 여당이 켰다”고 썼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당·정·청 간 엇박자로 인한 국정표류는 굳이 대통령 지지율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국정운영 스타일을 통째로 바꾸는 과감한 혁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3일자 조선일보 사설.
 

 

여당 지도부 물갈이, 파장은?

언론들은 유승민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여권 내 권력지형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국회의장 선거에서 비주류 정의화 의원이 당선된 것까지 감안하면 박 대통령 집권 3년차 만에 여당은 비주류 중심으로 재편되게 됐다”며 “새누리당은 탈박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친이계가 중심이 된 비주류가 세를 불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개헌 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30년 가까이 된 헌법을 고치는 문제는 국민들 생각과 직결돼 있고 국가 미래와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개헌의 ㄱ자도 꺼내지 말라는 것은 잘못됐다. 자유로운 토론은 가능한 게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이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반발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한다는 걸 국민은 믿지 않고, 사실상 증세를 하면서 증세가 아니라고 하니 화가 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 어떤 세금을 늘릴지, 복지 수준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지금 당장 결론 낼 순 없지만 정부도 청와대도 이를 인정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 회고록, 거짓말논란에 외교문제 비화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적지 않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내용은 외교문제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고록에 북한이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금전적 대가를 요구했다고 썼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북한의 요구사항은 100억 달러를 비롯해 옥수수와 쌀, 비료 등이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당시 협상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전직 관료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대가로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를 월령 제한 없이 수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와 이면 합의를 했다”고 회고록에 쓴 대목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면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한 데 이어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종훈 의원은 “국민이 모르는, 숨어 있는 이면합의는 그때 당시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시간>은 외교문제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북중관계와 관련된 중국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지도부의 민감한 발언 내용이 거의 여과 없이 회고록에 직접 인용돼 중국 정부의 곤혹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고 보도했다. 회고록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2012년 1월 회담 때 김정은을 가리켜 ‘역사의 이치’라고 지칭하는 등 김정은 체제를 부정적으로 표현한 내용이 있다.
 
실제 중국은 회고록 분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서울신문을 통해 “주한 중국대사관 측이 최근 입수한 회고록 전문에 대한 중국어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3일자 서울신문 기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자질 논란 불거져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자질논란이 불거졌다. 박상옥 후보자가 서울지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1, 2차 검찰 수사에 모두 참여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당시 검찰은 경찰의 축소, 은폐 시도를 일정 부분 밝혀낸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큰 틀에서는 청와대, 안기부 등 관계기관의 은폐를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사법부의 최후 보루인 대법관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서울지검 수사팀은 박종철 고문치사 공범이 기존 2명 외에 3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기도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09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은폐, 조작의혹’보고서에서 “서울지검 수사전담반은 1987년 2월 고문 경찰관 조모씨로부터 고문치사 공범이 3명 더 있다는 자백을 받았지만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건 발생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30년 가까이 반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도 자질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야당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권력의 압력에 굴복해 진실을 밝히지 못한 검사가 대법관으로서 과연 사법정의를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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