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후 지상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광고 매출이 연간 217억~383억 원 증가한다는 내용의 정부 보고서가 발표됐다. 조선일보가 최대 2000억 원, 동아일보가 2750억 원 넘게 지상파광고의 연매출이 증가한다고 보도한 내용과 차이가 컸다.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는 30일 발표한 ‘지상파TV 방송광고 편성규제 변화로 인한 방송광고비 변동 효과 분석’ 리포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는 KISDI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수행했다. 

보고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광고총량제 도입에 따른 지상파방송 3사의 연매출 증가액을 추정했다. 시나리오1의 경우 지상파3사의 매출액 증가분 합계는 383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시나리오2는 217~232억 원으로 나타났다. 

   
▲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에 따른 연 매출액 증가 추정치. KISDI 보고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 20일 “지상파 광고 매출이 수백억에서 2000억 원까지 증대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서 성낙용 케이블TV협회 콘텐츠국장은 “지상파 3사가 연간 최소 1000억 원 규모의 추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월 16일 기사에서 “지상파에 최대 연간 2750억 원이 넘는 광고가 더 쏠릴 것”이라는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시나리오는 SA급 프로그램광고 재원의 실제 판매율을 적용하는 경우(시나리오1)와 완판 프로그램광고의 초과청약률을 적용하는 경우(시나리오2)로 나뉜다. SA급 시간대는 주중 오후 8시~자정, 토요일 오후 7시~오후 10시 반, 일요일 오후 6시~오후 11시 반까지로 주시청시간대를 의미한다. 이 시간대에 인기프로그램이 편성된다.

보고서는 편성시간당 프로그램 광고시간이 최대 11분(18/100)으로 늘어날 경우도 가정했으나 실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9분(15/100)으로 확정됐다. 정부의 안과 차이가 나는 상황을 전제로 한 일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관해 보고서는 “정부안 발표 이전에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자료 중 지상파 광고총량제 기준. 토막광고, 시보광고 등을 포함하면 시간당 최대 18/100(11분) 동안 광고를 편성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광고의 경우 시간당 15/100(9분)를 넘는 범위에서 광고를 편성할 수 없다.
 

보고서는 광고총량제 도입에 따른 광고매출액 증가요소와 제약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매출액 증가요소에 관해 △광고시간 추가 공급 △광고주의 추가수요 충족 △광고단가 인상 효과 △패키지판매 증가 △프로그램 광고 순서 지정료 인상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매출액 제약요인으로 △광고 혼잡도 증가 및 주목도 감소 △방송 광고비 지상파 방송사 내부 이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매출액 증가요소를 밝히면서도 “총량제 시행으로 허용 광고시간이 아무리 큰 폭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추가 공급량에 대한 광고주의 수요가 없다면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시간 증가에 따른 추가 매출이 기대 가능하다”면서도 “지상파 3사 방송광고 평균 실판매율이 45.9%인 상황에서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방송프로그램은 일부 인기 프로그램에 한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광고가 완판되는 프로그램은 방송사별로 3~4개 정도다. 

   
▲ 지난해 12월 20일자 조선일보 기사.
 

매출액 증가 제약요소도 있다. 보고서는 “총량제 도입 이후 인기 프로그램에 편성되는 광고 개수가 증가할 경우 광고 혼잡도가 높아지고, 광고 주목도도 낮아져 광고시청률이 하락하는 등의 광고효율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광고단가가 낮아지거나 여타 매체로 광고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광고의 내부이전 가능성도 있다.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매출이 증가할 경우에도 이 중 상당부분은 지상파 방송사의 여타 프로그램에 투입되고 있던 광고비가 내부에서 이전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내부이전 효과를 고려할 경우 “일부 광고주의 지상파 방송광고비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광고주 135개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자료도 발표했다. 총량제 시행 시 지상파TV전체 광고비 변동폭은 444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설문조사의 가정이 편성시간당 최대 6분에서 11분까지 증가한다는 내용으로 최대 9분을 허용하는 실제 광고총량제와 다르다.

설문조사 대상 135개 업체 중 광고총량제 도입 이후 지상파TV 광고비 지출규모를 증가시키겠다고 응답한 광고주는 19%(26개사)로 나타났다. 5%(7개사)는 감소, 76%(102개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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