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30일 권성민 예능 PD 해고를 확정한 직후 권 PD가 자신의 심경을 페이스북에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권 PD는 “우리 직원 아니라고 재차 확인까지 시켜준 마당에 회사 말 들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웹툰’이라고 하기도 무안한 수준의 만화인데, 졸지에 ‘비방웹툰’이라고 홍보해준 만화는 다시 공개로 돌려 놓았다”고 밝혔다. 

권 PD는 “고되고 거칠지만, 순진하고 익살스러운 예능국 사람들에 대한 저의 그리움의 표현일 뿐”이라며 “회사를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어처구니없이 해고로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열심히 싸우셨던 다른 해직 선배님들과 마치 동일 선상에 놓이는 것이 뻘줌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2012년 입사한 권 PD는 그해 수습 과정을 거치고 곧바로 파업에 동참했다. 권 PD는 김재철 사장 집권 이래 공공성이 사그라진 MBC에 대한 자성을 담은 글을 지난해 5월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썼다. ‘엠병신 PD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로 인해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 권성민 PD가 2011년 MBC 공채에 응시했을 때 수험표. ⓒ권성민 PD 블로그
 

지난해 12월 비제작부서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발령을 받은 뒤, 이때의 생활을 담은 웹툰을 그렸다는 이유로 MBC는 그를 해고했다. “(‘유배생활’ 등)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행위로 중징계를 받은 뒤 또다시 같은 해사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게 사유였다. 

권 PD는 “이번 일이 이슈가 되면서 예전에 제가 썼던 글이 다시 이야기된 모양”이라며 “예능이 언론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예능은 웃음을 주고 위로해주면 그만”이라고 했다. 

권 PD는 “다만 진실을 가리고 있는 방송사 안에서 웃음을 주고 있는 현실이 참담했다”며 “원래의 글에도 그런 부분을 곡해 없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간혹 자기 마음대로 읽으려는 분들이 계신 모양인지라, 부득이 첨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권 PD는 “회사가 친히 어설픈 만화 홍보도 해주고, 수원까지 출퇴근 하는 대신 마음껏 하고 싶은 것 하라고 자유도 주었으니, 또 무슨 재밌는 일들을 할지 찬찬히 찾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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