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소속 501오룡호 유가족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사조산업은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대책위원회(대책위)가 머물고 있는 서울 서대문 사조산업 3층에 전기 안전검사를 이유로 단전을 실시했다. 

사조산업은 대책위에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25일 오후 10시까지 전기 안전검사를 한다며 단전을 통보했다.  

대책위 고장운 위원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25일 오후 10시에 전기 안전검사를 마친다고 했지만 전기는 26일 오전 6시가 돼서야 들어왔다”며 “26일 10시에 다시 전등을 제외한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10시 현재 대책위 유가족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전기장판 등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 서울 서대문 사조산업 3층 오룡호 유가족 농성장이 단전돼 유가족들이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다. (사진 =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대책위원회 제공)
 

고 위원장은 “전기를 끊고 전기 안전검사를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10m 떨어진 옆 사무실은 전기가 들어오는데 우리도 조금만 배려해줬다면 이틀이나 어둡고 추운 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사조산업 인사총무과 관계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조산업 본사 건물이 노후된 건물이라 전기가 사무실마다 다른 통로로 들어온다”며 “본관은 1월초에 전기 검사를 했는데 신관은 오룡호 대책위가 들어와서 못하고 있다가 주말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26일 10시 현재 다시 단전된 상황에 대해서 인사총무과 관계자는 “(대책위에서)농성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사조산업은 대책위 농성장 앞에 퇴실공고문을 붙였다가 같은날 오후 떼 가는 일도 있었다. (관련기사 : 사조산업, 오룡호 가족 퇴실조치 공고문 ‘황당’)

지난해 12월 1일 침몰한 오룡호에는 승선원 60명이 타있었고 지금까지 러시아 감독관 등 외국인 7명만 구조되고 27명이 사망했으며 26명은 실종상태다. 탑승 한국인 11명 중 시신은 6구가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31일 러시아 정부의 해역 입어활동 금지로 수색이 중단됐다. 

현재 사조산업 본사에는 여섯 유가족 10여명이 남아있다. 오룡호 침몰사고로 실종(5명)되거나 사망(6명)한 선원은 총 11명인데 이중 다섯 가족은 이곳을 떠난 상태다.

대책위의 요구사항은 △사고와 소홀한 구조작업에 대한 정부와 사조산업이 책임 있는 사과 △실종자 수습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제시 △서울에 분향소 설치 등이다. 

대책위는 매일 오후 2시 요구사항을 알리기 위해 서울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26일 오후 2시부터 대책위는 ‘서울 서대문 사조산업본사~경향신문~일민미술관~농업박물관~사조산업 본사’경로로 3.5km를 행진할 예정이다. 

   
▲ 오룡호유가족대책위가 지난 23일 오후 2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알리기 위해 서울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사진 =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대책위원회 제공)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