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중국어판이 권성민 예능PD 해고사태와 함께 MB정권 이후로 공영성을 상실하고 있는 MBC 상황을 보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BBC중국어판 객원 한국 특파원 양첸하오(楊虔豪)는 22일 <한국방송국 MBC, 자사 비판한 PD 해고 파장>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제2대 공영매체 문화방송이 21일 밤, 2012년 파업에 참가했고 인터넷에서 만화연재 방식으로 자사를 비판한 예능 PD를 해고했다”며 “노조는 언론인의 표현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양첸하오는 서울에 상주하는 대만의 프리랜서 언론인이다.

양첸하오는 “해고된 권성민씨는 2011년 MBC에 입사해 예능국 PD를 맡고 있었다”며 “작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권씨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엠XX PD입니다’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 (이 글에서 권씨는) 자사 뉴스 보도가 정권 비판 의견에 귀를 틀어막고, 방송국 경영진은 자화자찬하기 바쁘다고 했다”고 썼다.

   
▲ BBC중국어판 객원 한국 특파원 양첸하오(楊虔豪)는 22일 <한국방송국 MBC, 자사 비판한 PD 해고 파장>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권성민 MBC PD 해고 사태를 다뤘다. ⓒBBC중국어판 홈페이지
 

양첸하오는 “권씨는 ‘세월호 참사에서의 MBC 보도는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했는데 당시 이 글은 한국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며 “방송국 측은 권씨에게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회사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6개월 정직조치를 내렸고, 지난해 12월 권씨는 프로그램 제작과 무관한 지방지국으로 강제 발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양첸하오는 “권씨는 예능국에서 근무한 경험과 현재 상황을 만화 형식으로 자신의 SNS에서 연재를 해 반향을 일으켰고 많은 언론도 이를 보도한 바가 있다”며 “그런데 MBC는 ‘인터넷에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명예훼손을 해 중징계를 받은 뒤 또다시 해사행위를 반복했다’는 이유로 권씨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양첸하오는 “이성주 MBC노조위원장은 22일 오전 노조 간부를 인솔하고 방송국 로비에서 피켓팅 시위를 했다”며 “한국 기자들이 방송국에 도착한 권재홍 부사장에게 질문을 했는데 권 부사장이 계속을 답을 하지 않았고, 경비 요원이 취재기자를 가로막고 양쪽은 작은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고 썼다. 

양첸하오는 2008년 광우병 편 이후 확산된 반(反)정부 촛불 시위를 언급하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에 더 강경한 태도로 대응했다”며 “그 후 경영진의 편집 개입, 정권 비판 보도 차단 등의 현상이 심해진 것에 방송국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냈고, 항쟁을 몇 번 벌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항쟁’은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가 벌인 ‘170일 파업’이다.

   
▲ 권성민 PD가 그린 만화 '예능국 이야기'.
 

양첸하오는 “MBC경영진은 파업이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있고 또 방송국에 큰 손실을 입힌다고 주장하면서 강경 대응을 취했다”며 “파업 참가자의 기존 업무가 강제적으로 전환됐다. 권성민 PD 전에 MBC는 이미 노조 간부들을 강제 해고했다”고 밝혔다.

양첸하오는 “파업 반대자들은 ‘공영방송의 공정성 가치 수호는 좌 성향인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하는데 한국 법원은 지난해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노조가 무죄라고 판결했고, 해고 직원을 복귀시키라고 명령했다”며 “최종심판(항소심) 결과는 4월 발표된다”고 밝혔다.

양첸하오는 또 최승호 PD를 인터뷰했다. 최 PD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당선되고 없던 일이 됐다”며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아닌 좋은 방송을 만들 능력이 있느냐 여부로 사장을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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