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마리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받지 못했던 체불액은 파악된 액수만 A씨가 200여만원, B씨가 300여만원이었고 같은 일을 했던 수십명의 주차요원들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전해들었다. 그들은 회사로부터 사정이 어려워 돈을 못주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사실확인을 위해 지난 19일 태려산업 인사팀과 드마리스 강동점에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임금 체불 관련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러던 중 서울에서 드마리스 4개 매장을 관리하고 있는 최창동 대표이사에게 연락이 왔다. 최 대표이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임금 체불은 단순한 서류 누락이고 체불규모는 약 2000만원 정도일 것”이라며 “25일에 ‘우리 직원들’의 임금이 지급되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알바들이 많아서 일일이 언제 입금되는지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이사는 심지어 “결제 시스템이 다 있는데 급하다고 (임금을) 막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임금을 못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아픔은 온데간데 없었다. 드마리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매달 10일과 25일 두 번에 나눠 임금을 받게 된다. 따라서 임금 지급일을 두 차례(12월 25일, 1월 10일)나 넘긴 셈이다. 하지만 최 대표이사는 이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 번째 통화에서 그는 살짝 말을 바꿨다. “사실은 우리가 용역업체에 외주를 줬고 거기서 가져다 쓴 인력인데 그 용역업체 사장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발 물러났다. ‘우리 직원들’에서 ‘용역업체 직원’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신분을 바꿔버린 것이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만난 피해자들은 용역업체를 통해서 일한 경우도 있고 태려산업과 직접 계약한 경우도 있었다.  

최 대표이사는 “(임금이) 나갈 날짜는 25일로 정해져 있고 금액도 얼마 되지도 않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아직 지급이 되지 않은 것은 당연하고 때가 되면 결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한 체불 금액은 정확히 1550만원이었다.

   
▲ 태려산업 씨푸드 뷔페 패밀리 레스토랑 드마리스.
 

드마리스(태려산업)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신동철 대표와 연락을 시도했다. 신 대표는 2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27일 임금을 주기로 내 직원들이랑 얘기 다 끝났는데 누가 문제제기 했느냐”며 기자에게 내부고발자(?)가 누군지 추궁했다. 

취재한지 만 하루가 지난 20일 저녁 체불된 임금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달 동안 회사 사정과 결제 시스템을 운운하며 수천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취재 하루만에 태도가 바뀐 것이다. 최 대표이사에게 갑작스런 임금 지급 입장에 대해 묻자 그는 “알바들이 돈을 받는 것에 대해서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 사람들 봉급 들어가는 것이 나랑 무슨상관이냐”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용역업체 신 대표에게 연락했더니 그는 기자에게 “문제제기 한 노동자에 대해 고소하겠다”며 화를 낸 뒤 2분정도 기자에게 욕설을 쏟아냈다. 이어 그는 “기자가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남의 회사에 월급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노동청 직원도 아니고 그런 것을 왜 묻느냐”고 따졌다. 

최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 이상봉 디자이너의 열정페이 사건으로 갑질 논란이 벌어지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회분위기가 없었다면 기자가 취재한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디어오늘이 처음 최 대표이사와 통화를 시도한 지난 19일 오후 그는 “요즘 같은 세상에 드마리스와 같이 큰 회사에서 임금 체불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관련기사 : 갈수록 늘어가는 임금체불… 한숨 쉬는 노동자)  

하지만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임금체불 사업장수는 매년 10만 건이 넘으며 체불금액은 1조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최근 4년간 임금 체불금액은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 신고된 금액은 1조3195억원이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체불됐지만 지급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 등은 478억6300만원이다.

한편, 대치점, 천안아산점, 대구점, 울산점, 수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드마리스는 태려산업이 운영 중인 부천점, 분당점, 강동점, 시흥점은 브랜드를 대여하는 형식이라면서 드마리스 본사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밝혀왔다. 

주식회사 드마리스는 "전국 총 10개점 중 6개 지점은 태려산업이 운영하는 지점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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