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단’(행진단)이 지난 엿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행진단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구로정비사업소를 출발해 11일 오후 서울 청운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행진단에 따르면 남대문경찰서는 오체투지 나흘째인 지난 10일 오후 을지로사거리에서 적법하게 신고된 오체투지 행진을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막아섰다. 경찰은 행진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강제로 인도로 옮기는 등 행진을 중단시켰다. 이 과정에서 행진에 참여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 분회장이 어깨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 쌍차 오체투지 행진단이 12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혀있다.
 

오체투지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오전 11시40분경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려던 행진단을 막아서며 오체투지 참가자들을 들어 광화문 농성장으로 옮겼다. 행진단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횡단보도를 지나려던 행진단을 막아서며 욕설과 폭행을 행사했다. 지난 10일 저녁 을지로 사거리에서 10여명의 행진 참가자들이 한 시간 이상 일어서지 않고 엎드려 있었고, 이에 항의하던 한 노동자가 경찰에 항의하다 머리를 다쳐 실려 가는 등 충돌도 벌어졌다. 이날 행진은 당초 오후 6시에 서울 대한문 앞에서 마무리 될 예정이었지만 경찰과 충돌로 오후 10시30분이 돼서야 일정이 마무리됐다. 경찰과 충돌은 지난 11일에도 계속됐다. 

이후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경찰이 행진단을 다시 막아서자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세월호 유가족 창고에 있는 담요, 깔판 등을 가져왔다. 경찰이 이를 막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가방에 깔판과 담요를 가져와 추위와 싸우는 행진단을 덮어줬다. 결국 청운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려던 행진단은 정부종합청사 앞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웠다. 

행진단은 12일 결국 청운동사무소에 다다르지 못했다. 행진단은 108배를 진행하고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12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앞에서 쌍차 오체투지 행진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발언자는 쌍차 김득중 지부장.
 

오체투지 1차 행진인 기륭전자 소속 김소연 전 분회장은 “이번 2차 오체투지 행진은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이 참여했던 1차 행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며 “이분들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3차 투쟁 계획에 대해서 논의해 추후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오체투지 행진단에 참여했던 청년좌파 김수로 회원은 “바닥에 엎드려 ‘노동자들의 심장소리’와 ‘우리는 사람이라는 소리 없는 외침’을 들었다”며 “심장소리와 외침을 자본가들과 박근혜대통령은 듣지 못했더라도 땅과 하늘은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70m 굴뚝에서 고공농성중인 이창근, 김정욱 해고노동자를 향해 “굴뚝 위에서 언 밥을 먹으며 버티는 동지들과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고, 공장의 주인으로 돌아가 차별받지 않고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참여하는 가운데 쌍용차 티볼리 신차 발표회가 열릴 예정이다. 행진단은 13일 오전 9시 30분 DDP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득중 지부장은 “마힌드라 회장 측에 ‘쌍용차 회사-쌍용차 기업노조-마힌드라-금속노조 쌍차지부’가 모여 쌍차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4자 대화를 열자는 공문을 보냈다”며 “긍정적인 답변이 검토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내일(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차 출시를 환영하고 신차의 성공적 판매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체투지에 참여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태의 본부장 발언 영상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