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규 세계일보 사장이 새 사장으로 교체됐다는 보도자료를 같은 회사 논설위원이 언론사에 배포하는 등 사장직을 둘러싼 분쟁이 세계일보 내부에서 불거져 논란을 낳고 있다. 
 
조정진 세계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1일 조민호 심의인권위원이 사장직에 취임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신사를 포함한 일부 언론에 전달했다. 조 논설위원이 발송한 보도자료는 “세계일보는 1일 제15대 사장 겸 편집·인쇄인에 조민호(55) 심의인권위원이 취임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이었고, 조민호 위원에 대한 상세한 약력도 담겨 있다. 

세계일보 내부 편집국 기자들은 이 행위를 기존 사장을 흔들고자 하는 세력이 벌인 ‘쿠데타’로 규정했다. 행위에 절차 문제가 있을 뿐더러 사장 인사는 깜깜소식이라는 게 기자들의 판단이다. 편집국 기자들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일보의 한 기자는 5일 “내부 기자들은 이번 행위를 ‘쿠데타’로 보고 있다”며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다. 괜한 오해를 사게 만든 해사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정윤회 문건 관련) 외압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지는 측면도 있겠으나 사실 무근”이라며 “자신들의 출세를 위한 일탈, 비상식 행위로 보는 성격이 맞다”고 말했다. ‘정윤회 문건’ 단독 보도 등으로 외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자신들의 출세와 입지를 위해 악용했다는 것이다. 

6일 현재 조정진 논설위원과 조민호 심의인권위원에게 자택대기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조 논설위원과 조 사장의 누적된 갈등이 빚은 사태라고도 보고 있는데, 조 논설위원 측은 절차에 따른 정당한 행위였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조한규 사장과의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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