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노사가 고용승계에 잠정 합의했다. 씨앤엠 해고노동자들이 176일간의 노숙농성과 49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결과다. 씨앤앰과 희망연대노동조합은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고용문제 및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과 씨앤앰, 협력업체 대표로 구성된 3자 협의체는 ▲해고자 109명 중 이직 및 전직자를 제외한 83명에 대해 신규법인과 계약 통한 채용 ▲채용된 노동자들은 구내망 유지보수 관련 업무 수행 ▲ 오는 1월 공생협력 위한 고용위원회 구성 등을 합의했다.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합의도 이뤄졌다. 3자 협의체는 ‘매각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과 ‘매각 시까지 협력업체와의 업무위탁계약을 종료하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 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는 각각 씨앤앰과 협력업체와 집중교섭을 통해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종탁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해를 넘기지 않고 고용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끝까지 대오를 유지한 조합원들, 특히 두 동지의 고공농성투쟁으로 사회 전반으로 씨앤앰 문제가 알려졌다”며 “조합원 모두에게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 종교계,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등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교섭에 큰 보탬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234개 시민단체가 각지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과 연대할 것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내일이면 고공농성 중인 두 노동자가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된다”며 “이번 잠정합의 소식이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투쟁 중인 사업장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씨앤앰사태는 투기자본이 언론기관에 개입하면 어떤 불상사가 벌어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투쟁을 계기로 언론에 침투한 투기자본의 잔재를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234개 시민단체가 각지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과 연대할 것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씨앤앰 사태 해결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잠정합의 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두 눈 크게 뜨고 집중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씨앤앰 문제해결을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를 비롯한 모든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도록 국회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자 협의체의 잠정합의안이 오는 31일 조합원총회에서 통과되면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의 고공농성과 단식농성을 중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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