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6일 씨앤앰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겠다고 밝힌데 이어 3대 종단의 종교인들도 씨앤앰 해고노동자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앞 씨앤앰 농성장에서 29일 오후 3대 종단 합동 기도회가 열렸다. 조계종 노동위원회와 천주교 서울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를 대표한 종교인들이 참석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덕본 스님은 “산 속의 소나무가 옆에 나란히 선 소나무들과 함께 매서운 겨울을 견디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듯 조계종도 작은 소나무에 불과하지만 씨앤앰 노동자들과 함께 겨울을 견디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이 땅의 종교인이라면 마땅히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3대 종단이 씨앤앰 해고노동자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해고는 한 사람의 인생과 그 가정까지 파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결코 마구잡이로 노동자를 해고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앞 씨앤앰 농성장에서 열린 3대 종단 합동기도회에서 종교인들과 씨앤앰 노동자들이 광고 전광판 위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정진우 목사는 씨앤앰 해고노동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정 목사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가 함께 씨앤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았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일찌감치 종교계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찾아오신다면 2000년 전 마굿간으로 오신 것처럼, 코리아나호텔이나 파이낸스센터 같은 화려한 부자들의 건물이 아닌 광고탑 위로 오실 것”이라며 “이런 희망을 갖고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권이 개선되는 세상을 위해 함께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반드시 해가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투쟁을 끝내자”고 덧붙였다.

서울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인 장경민 신부는 “무엇이든 첫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신부는 “투쟁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여러분들의 용기와 결단, MBK의 책임을 묻기 위해 거리에 나설 때 여러분들의 첫 외침, 전광판에 오른 두 동지이 첫 디딤. 이 움직임 하나하나가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정광준 희망연대노조 부위원장은 연내에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2014년이 이틀하고 6시간 남았는데, 물론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동안 투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며 “빨리 마무리하고 현장에 돌아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 최상의 품질, 그 모든 것을 일궈내자”고 말했다.

3대 종단의 향후 연대계획에 관해 묻자 양한웅 조계종 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해를 넘기기 전에 교섭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그때까지 기도회, 삼보일배, 법회 등을 통해 씨앤앰 노동자들을 전력을 다해 돕고, 사태가 해결되면 곧바로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해 3대 종단이 연대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앞 씨앤앰 농성장에서 씨앤앰 해고노동자들이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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