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법안 논의가 또 다시 미뤄져 해를 넘기게 됐다.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1월 법안소위에서 관련 법안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비공개로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관련 안건을 오는 1월에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법안소위에서 소속 의원들은 합산규제를 골자로 한 법안인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22개 안건을 심사했다.

법안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합산규제 법안의 합의가 쉽지 않아 다른 법안 처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논의를 연기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관련 법안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연기했다”면서도 “오랫동안 미룰 수 없어 1월 초 소위를 열고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합산규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 29일 국회 미방위 법안소위 회의가 비공개로 열렸다.
 

오는 1월에 재논의를 거친다고 해도 시간이 촉박해 합산규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내년 1월 12일 임시국회 회기 내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 만일 합산규제 법안이 법안소위에서 통과된다고 해도 미방위 전체회의, 법제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합산규제 논의가 지속적으로 미뤄지는 상황이지만 새정치연합은 ‘폐기’보다는 ‘연기’가 낫다는 입장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여당이 규제도입을 찬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표결에 부쳐봤자 부결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법안이 폐기될 바에야 연기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합산규제 법안’은 지금까지 IPTV와 유료방송의 시장독점을 따로 규제했던 방식을 전체 방송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규제 기준은 전체 점유율의 3분의 1이다. 합산규제를 적용하게 되면 KT의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이 28%에 육박하게 돼 추가 가입자 확보에 제동이 걸린다. 따라서 KT는 ‘합산규제 법안’에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케이블업계를 비롯해 KT를 제외한 유료방송업체들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합산규제 법안 논의는 지난 12월 초 열린 법안소위 때 권은희, 서상기 의원의 규제 도입 반대로 논의가 연기됐다. 이후 새정치연합이 정윤회 논란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며 상임위를 보이콧해 법안소위가 무산되기도 했다.

미방위 법안소위에는 새누리당 소속 조해진, 권은희, 민병주, 서상기, 이재영 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새정치연합에서는 우상호, 전병헌, 정호준, 최민희, 최원식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 합산규제가 골자인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개정안을 발의한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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