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그래법’이 논란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허무는, ‘중규직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던 정부가 최근 확정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말합니다. 정부는 이 대책을 29일 공개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침이 드라마 미생의 계약직 사원 장그래와 같은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의견은 분분합니다. “파견이나 기간제 사용 규제도 고용안정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일관된 입장이었죠. 

   
▲ 중앙일보 12월 26일치 보도.
 

중앙일보는 이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첨예한 대립을 전하면서 “정부가 다급해졌다”며 “정부는 필요한 경우 산업현장에서 노사정이 공동으로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이른바 여론을 통한 압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련기사 : 한국노총 “장그래법, 계약직 양산” 경총 “기업부담 과도”>

한겨레 곽병찬 대기자는 <장그래법? 제발 그 입을 다물라>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요구인데, 그 기간을 두 배로 늘려놓고 비정규직 보호 대책이라고 명명했다”며 “어떤 자본가가 정규직을 쓸까, 4년이면 저임금으로 비정규직의 고혈을 충분히 빼먹을 수 있고, 용도가 떨어지는 노동자는 그 기간 안에 언제든 버리면 되는데”라고 우려했습니다. 

곽 기자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조건은 자본의 요구에 순응한 보수 정권의 일관된 노동 유연화 정책이 불러왔다”며 “정규직을 과보호해서 비정규직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확대를 통해 노동비용을 줄이고 노동자의 협상력을 떨어뜨려, 자본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 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는 25일 노동유연화 방침에 쌍수를 든 보수언론에 일갈을 가했습니다. 이 기자는 <장그래 농락하는 조중동의 뻔뻔한 거짓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2년 고용 시 정규직 채용을 규정한 비정규직법을 도입할 때는 2년만 비정규직으로 살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고 했다가 2년이 다 돼 가자 기간을 늘리지 않으면 모두 해고될 거라며 엄살을 떨었다”며 “그런데 2년이 지난 뒤에도 그대로 해고하지 않고 그대로 채용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정규직 전환이 안 된 채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는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기묘한 말장난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 동아일보 2006년 12월1일 1면.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적당히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품 취급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은 2년이 지나도 이들을 해고하지 못한다”며 “애초에 기간제에 적당한 업무가 아니라 단순히 기간제라는 핑계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기간제 비정규직 고용을 남발하고 있다. 자본과 보수 언론이 2년 기간 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싸게 그리고 오래 부려먹고 언제든 해고하고 싶기 때문에 이런 논리를 공고화하고 있다는 말이겠죠. 

한상균 후보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8기 위원장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입니다. 한상균 당선인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18만2249표(51.62%)를 득표했습니다. 17만801표(48.38%)를 득표한 기호4번 전재환 후보를 누르고 첫 직선위원장이 됐습니다.

<관련기사 :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 당선 “변화바라는 조합원들의 채찍”>

   
▲ 동아일보 12월 26일자 보도.
 

동아일보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민주노총 내부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현재 일부 정파를 중심으로 무효표가 1만 6000표에 달하는 것을 문제 삼아 선거결과를 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만약 선거 불복론이 확산될 경우 투쟁 동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들이 향후 어떤 보도를 쏟아낼 지도 주목해야겠습니다.  

그 밖의 노동 뉴스는 경향신문에서 찾을 수 있네요. 경향신문 <“민원만 안 나오게 해라” 대형마트 단속 시늉만>이라는 제하 기사에서 용역업체 최초로 원청을 불법파견 혐의로 고발한 ㄱ사 대표 김모씨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는 지난 10월 27일자 <“도급비,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오죽하면 원청을 고발하겠나”>의 후속 보도입니다. 

김씨는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에서 불법 사내하도급 점검을 나온 근로감독관이 허투루 공무를 집행했다고 고발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만 뒤적였다는 겁니다. 결과는 ‘아무이상 없다.’ 김씨는 “근로감독관들이 먼저 귀찮아하고 제대로 안 하니까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근로감독을 우습게 알고 달라지는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신문은 기륭전자 노동자 오체투지 행진을 다뤘습니다. 극한 투쟁을 해야 언론이 관심을 갖네요. 찬찬히 읽어 보세요. <관련기사 :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굴뚝에 보내는 편지①] 굴뚝에서 생일을 맞은 쌍용차 노동자 이창근에게
[굴뚝에 보내는 편지②] “티볼리 잘 팔리면 비키니 댄스 추겠다”… “추위는 견딜 수 있지만”
[굴뚝에 보내는 편지③] 굴뚝일보 창간 “세상의 평화를 기원”…송년회는 행복과 웃음 깃들길
[굴뚝에 보내는 편지④] ‘고공농성’ 씨앤앰 노동자 “쌍차 동지들, 같이 현장으로 가요”
[굴뚝에 보내는 편지⑤] 대림차 정리해고 무효… 차가운 맨 바닥, 비정규직 보다 서러우랴

   
▲ 지난 22일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굴뚝 위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늦은 밤.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굴뚝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김 기자, 배터리가 너무 빨리 떨어져서 그러는데, 전날 쌍용차 및 노동과 관련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까? 매일.”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말 한마디가 이런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아무렴요, 그런데 이 편지가 이걸로 끝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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