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1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120다산콜센터 직접고용 전환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한 정의당 서울시당 정호진 위원장은 “오늘 같은 날씨에는 120다산콜센터에 계량기 동파 등으로 전화가 더 많을 것”이라며 “힘들게 일하는 다산콜센터 직원들을 서울시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박원순 시장이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1000만 서울 시민들에게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생활 행복도우미’ 120다산콜센터 직원들은 서울시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들이 아니다. 이들은 현재 효성ITX, KTcs, MPC 세 민간업체에 나눠져 소속된 채 서울시에 간접 고용돼있다.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는 2012년 노동조합 가입 후 계속 박원순 시장에게 직접 고용을 요구해왔다. 

   
▲ 지난 2012년 4월30일,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 전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모든 분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서울시 대변인 트위터 @seoulspoke)
 

지난 2012년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 전환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해 “모든 분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까지 흘렸다.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정태흥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은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전환계획을 발표한 게 아니라 오히려 민간위탁 재계약 공모를 냈다”며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시는 다산콜센터 위탁업체 선정을 위한 제안서평가위원회를 연다. 현재 위탁업체인 효성ITX, KTcs, MPC와 새로 위탁공모를 신청한 메타넷까지 4개의 업체 중 2015년부터 노동자들을 위탁 고용할 2개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KT 새노조 이해관 대변인은 “당장 서울시 직접고용이 어렵다면 최소한 KTcs(KT자회사) 같은 반노동·반인권적인 기업은 위탁업체에서 배제하고 위탁업체 선정을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이런 노동자 괴롭힘에 박원순 시장이 동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1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120다산콜센터 상담원 직접고용 전환 촉구를 위해 참여연대·진보정당·희망연대 노조 등이 참여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정의당 서울시당에 따르면 KTcs는 지난 10월 7일 노동조합 간부를 감금하는 등 반노동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노조활동도 보장하지 않았다. 다산콜센터 KTcs 상담사들 중 97%는 희망연대노조에 가입되어 있음에도 복수노조 사업장이라는 이유를 들어 교섭권과 쟁의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측은 조합원들이 40분 휴식시간을 정확히 사용하자 “불법 파업을 이유로 조합원들을 법적으로 징계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인권위원회에서 상담사들을 민간위탁하지 말고 직접 고용하라고 권고했다”며 “서울시가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극심한 감정노동으로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라”며 서울시 인권위의 권고를 받았다. 서울시 인권위는 “다산콜센터 민간위탁이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보다 인권침해의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며 “ILO(국제노동기구)에서도 간접고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듯이 서울시가 실질적인 사용자이므로 직접고용 등 고용구조 개선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다산콜센터 손창우 지회장은 “서울시는 직접고용 전환요구에 대해 ‘연구용역을 통해 방안을 찾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국노동사회연구원과 광주여대에 연구용역을 맡겨 검토 중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직접고용은 박 시장의 시정철학에 비춰볼 때 당연한 일”이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을 직접고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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