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지난 10여년 간 아침 출근길의 동반자였는데요. 오늘은 김현정 PD의 마지막 방송이었습니다.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서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권력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비판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인데, 김 PD가 떠난다니,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현정 PD도 마지막 발언에서 잠시 목이 메인 듯 합니다. 그는 마지막 방송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 약한 이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그의 클로징 멘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 사실 어제 오늘 저희가 계속 여느 때처럼 방송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요, 제가 마지막이라는 걸 전혀 실감을 못했는데…. 어우 진짜 마지막이네요, 사실 저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그리 적합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남에게 쓴 소리 잘 못하고요 이성적이기 보다 감성적이고요 강하기보다 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10년 간 시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애청자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한숨 쉬었던 그 많은 순간들, 잊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 부디 건강하시고요 우리 사회 소외된 이들 약한 이들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정이었습니다.”

   
▲ CBS 김현정 PD. 사진=CBS
 

기자 생활을 하면서 김현정 PD의 인터뷰는 많은 영감을 주었고 실제로 많이 인용했습니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우리 곁을 떠난 이후 <김현정의 뉴스쇼>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탄압받는 노동자들을 인터뷰하고, 언론으로부터 맹공을 당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준 진행자였습니다.

왜 마지막일까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PD의 생각입니다. 그는 앞서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슈와사람’ 때부터 10년을 했더니 계속 비우기만 하는 느낌이 들었다. 10년을 오다보니 방전된 느낌, 육체적으로 방전된 느낌이었고 그래서 충전할 타이밍을 보고 있는 시점이었다. 마침 가을개편이었고 후임을 맡을 사람도 있어서 그만두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NS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큽니다. “섭섭함을 금할 수 없다. 활기찬 김현정 앵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을 열었는데 아쉽다”, “가끔 들을 때마다 참 속시원히 문제의 요점을 잘 찝어준다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김현정의 뉴스쇼가 끝이라니, 당최 애정을 갖고 들을 프로그램이 없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난 크리스찬도 아닌데 유일하게 듣는 프로그램이 김현정의 뉴스쇼였습니다”, “이제 그 시원시원한 진행을 못듣는 건가”, “김현정님 돌아올 때까지 라디오 청취 거부합니다” 라는 반응도 눈에 띕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청취자 게시판에도 몇몇 분들이 작별인사를 보내주시는군요.

김현정 PD는 이제 원래 업무인 제작으로 돌아간다고 하네요. 이제 <뉴스쇼>는 박재홍 앵커가 진행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니 박재홍 앵커의 어깨도 무겁겠네요. 몇몇 트위터 이용자는 “김현정 앵커만큼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고 청취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할텐데”, “김현정 앵커만큼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을 비치기도 했습니다.

박재홍 앵커는 CBS 홍보 유투브를 통해 “국민들이 늘 신뢰할 수 있는 방송, 눈물을 닦아주는 뉴스, 공정한 진행으로 함께 하겠다. 기대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뉴스쇼>의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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