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잘 쉬어야 더 열심히 뛸 수 있다”며 주5일제 정착과 휴가 100% 보장을 공약했다. 조선일보에서 주5일제는 정착됐을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주5일제 시행률은 높아졌으나 월마다 편차가 커 아직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총무국 인사팀에 따르면 지난 6월 편집국 주5일제 시행률은 71.1%, 7월 편집국 주5일제 시행률은 67.7%로 나타났다.

정치부의 경우 7월 주5일제 시행률이 42.5%에 그쳤다. 조선일보 정치부의 한 기자는 노보를 통해 “여름휴가 시즌에는 완벽한 주6일 근무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5일제를 정착하려 해도 인력의 구조적 한계로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7월 당시 여론독자부와 특별취재부는 주5일제 시행률 100%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 노조는 “이들 부서의 공통점은 부서원이나 팀별로 정해진 출입처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9월, 조선일보는 주5일제 시행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무국에 따르면 9월 주5일제 시행률은 82%로 나타났다. ‘만년 하위권’ 정치부는 어땠을까. 9월 주5일제 시행률은 68.4%였다. 8월에는 42.1%였고, 7월에는 42.5%였는데 갑자기 20%이상 증가한 것이다. 왜일까.

조선일보 노조는 최근 노보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9월 주5일제 시행률 상승은 지난 5월(81.3%)과 마찬가지로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근무환경은 숫자보다 훨씬 열악하다고 상당수 부서 조합원들은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노조는 “지난 5월에도 첫째 주 황금연휴에 따른 특별 휴간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시행률이 급등했지만 6월이 되자 단번에 10%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조선 노조에 따르면 9월 주5일제 시행률 68.4%를 기록한 정치부의 경우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 1주차와 2주차의 주5일 시행률이 100%였으나, 3주차와 4주차에는 36.8%로 하락했다. 정치부의 한 조합원은 노보를 통해 “그나마 10월에는 격주 5일제 정도의 휴무는 취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월별 공휴일 여부에 따라 주5일제 시행률이 급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셈. 조선일보 편집국의 2013년 상반기 주5일제 시행률이 36%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올해 시행률은 방상훈 사장의 의지만큼 상승했으나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강효상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올해 초 조선일보 노조와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던 때는 지났다. 올해를 주5일제 완전 실시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한 조합원은 현재의 주5일제 시행을 두고 “목요일 밤에야 알려주는 주먹구구식”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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