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0월31일 인사배치를 통해 교양국 PD들을 비제작부서로 잇따라 발령한 가운데, MBC 기자들도 보도와 무관한 예능‧드라마마케팅 부서로 발령난 것이 확인됐다. (관련기사 : ‘제보자’ 한학수 등 교양국 PD 대대적 비제작부서 발령

당초 내부에서는 교양국 PD를 중심으로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파업에 참가하거나 회사가 불편해했던 기자들도 비제작부서 및 교육발령을 받았다. MBC가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이동으로, 과거 파업에 참가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표 사례는 김재용, 김수진 기자다. 김재용 기자는 보도와 상관없는 예능마케팅부로, 과거 <뉴스24> 앵커였던 김수진 기자는 드라마마케팅부로 발령이 났다. 두 기자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이하 MBC본부)의 ‘170일 파업’에 참여하다 그해 타 부서로 부당 전보조치 당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강연섭, 이용주 등 보도본부 소속 기자들은 ‘교육발령’을 받았다. 강 기자는 발령 전 뉴미디어뉴스국 인터넷뉴스부 소속이었으며, 파업 당시 기자들의 집단 사직 결의에 참여했다.

   
서울 상암동 MBC사옥
 

이전까지 뉴미디어뉴스국 SNS뉴스부 소속이었던 이 기자는 사내 전산망에 MBC 경영진 행태와 편향 보도, 부당한 교육명령 등을 비판하다 지난 2013년 초 정직 7개월에 교육 2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과거 을 제작했던 이춘근 PD와 이우환 PD도 31일 ‘교육발령’을 받았다. 

한동수 MBC본부 홍보국장은 3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구성원 배제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교육발령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도 사측은 사전에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는 지난 27일 “핵심 역량의 집중과 확대, 조직 혁신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명목하에 교양국 폐지를 확정한 바 있다. 조직 개편에 따른 인사에서 MBC가 불편해하는 자사 교양국 PD들을 대상으로 보복성 인사를 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황우석 사태’를 고발한 한학수 PD 등 출신 PD들은 교양국 폐지와 함께 비제작부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한 국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MBC노조 간부 김재영 PD가 불이익 인사를 받게 됐다”며 “단협의 규범적 효력을 무시한 처사다.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인사였고, 법적인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