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씨의 소속사와 유족이 신씨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스카이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신해철씨의 죽음의 진짜 이유가 밝혀질 지 주목된다. 스카이병원은 제기된 의혹과 혐의를 부인했다.

신해철씨는 31일 화장할 예정이었으나 유족과 동료 연예인들, 소속사가 논의한 끝에 부검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승철, 윤도현, 싸이, 남궁연 등 연예인 동료들은 3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유가족께서는 심사숙고 끝에 화장을 중단하고 부검을 통하여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씨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배광열 실장은 3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위를 접어 봉합하는 수술을 한 적이 없다는 스카이병원측 주장에 대해 “곧 대응을 할 것”이라며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은 조용히 고인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오늘 급작스럽게 부검을 결정하게 됐다”며 “소송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인이 어떤 이유로 돌아가셨는지 의문을 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 가수 故 신해철씨의 발인이 31일 엄수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신씨의 아내 윤원희씨는 지난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남편이 수술 받은 다음 날 주치의가 수술경위를 설명하면서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서 축소하는 수술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위를 접어 축소하는 수술에 대해서는 동의한 적도 없고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없어서 거세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분명한 것은 원하지 않은 수술을 했고, 수술 후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는데 그에 맞는 후속조치가 적절하게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계속 열이 나고 아파하는 데도 병원에서는 수술 후라 그럴 수 있다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씨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와 윤씨는 31일 오후 스카이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소했다. KCA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도 없다”며 “그간 소속사는 신해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경과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하였고, 유족 측과 상의한 결과 해당 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카이병원의 법률 자문인 박진석 변호사는 3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병원이 위 축소수술을 무단으로 실시했다는 신씨의 아내 윤원희씨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장협착증 수술 중 위를 접어서 봉합하는 위 축소 수술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신씨가 수술 후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병원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윤씨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병원은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 17일 스카이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후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27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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