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김구 선생 폄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인호 KBS 이사장에 대해 “그의 역사관이 공영방송 업무를 추진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최 위원장은 이인호 이사장이 ‘김구는 건국 공로자가 아니’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역사학자로서 자기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그(이인호 이사장)의 과거 경력과 활동에 비춰 보면 역사관이 KBS 업무를 추진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 최성준 방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인호 KBS 이사장은 지난 22일 KBS 대상 미방위 국감에서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독립을 반대한 분이기에 대한민국 공로자로서 거론하는 게 옳지 않다”며 “상해 임시 정부는 임시 정부로도 평가받지 못했고 우리가 독립국 국민이 된 것은 1948년 8월 15일 이후”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4일 방통위 대상 미방위 국감에서도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은 뜨거운 감자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의원은 “김구 선생에 대한 이인호 KBS 이사장의 평가는 놀라웠다”며 “공영방송 이사장이 상식과 사실에 맞지 않는 위험한 발언을 했는데, 이사장은 앞으로도 편향된 역사관을 가지고 강연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관리감독기구 방통위가 이사장의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역사학자로서 자기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KBS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장으로서 그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또 “이인호 이사장은 (미방위) 위원에게 지적을 받고 ‘앞으로 유념하겠다’고 했다”며 “앞으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미방위 위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일 거라 본다”고 밝혔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김구 선생은 건국 훈장을 받았던 인물”이라며 “아무리 이승만 대통령을 존경한대도 김구 선생을 폄하하면서까지 정치적 편향을 드러내는 것이 맞는 것이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내가) 적절성을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이사장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8월 말 이길영 KBS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최 위원장은 야당 추천 방통위원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이인호 현 KBS 이사장을 신임 이사로 추천했다. 방통위는 KBS 이사 추천기관이다. 당시 최 위원장은 “KBS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 신속한 임명이 필요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