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KOBACO)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곽성문 코바코 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낯 뜨거운 ‘충성서약’을 한 사실이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곽 사장이 코바코에 지원할 당시 지원서를 검토하면서 “누가 코바코 사장에 지원을 하라고 했느냐”라고 묻자, 곽 사장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친박 의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답변했다. 이 답변에 좌석에 앉아 있던 일부 의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최 의원은 “지원서를 보면 ‘큰 영애와 오래 전에 개인적 인연을 맺었다, 친박 그룹 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와 같은 구절이 있다”며 해당 사실을 묻자, 곽 사장은 이를 인정하면서 “내 인맥과 경험을 활용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걸 솔직히 표명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 21일 국회 국정감사에 피감기관 수장으로 참여한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왼쪽)과 곽성문 코바코 사장. (사진 = 김도연 기자)
 

최 의원은 곽 사장 답변에 대해 “스스로 ‘대통령의 측근이다’, ‘대통령 성공을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취임하는 방송 전문가는 본 적도 없다”며 “이런 지원서는 사상 최초”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지원서에서 친박 쪽과 잘 협조해서 코바코 일을 할 것이라고 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곽 사장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전 의원은 “정파적, 정치적 성향을 전문직 자리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분이 공공성, 다양성 수호를 어떻게 하겠느냐”며 “이 자리를 빌어 사퇴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사장은 “지금이라도 내 자리가 아니면 내놓겠다”면서도 “자기소개서는 솔직하게 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코바코 사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측에서 이명박 후보의 숨겨놓은 재산이 8000억대라고 주장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당시 당 홍보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곽 사장은 현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 대변인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은 ‘MBC 해고자 사태’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현재 (해고자 관련) 재판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방문진이) 중간에 개입하기 어렵다”며 “방문진 이사회에서 논의가 있었고, 대체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게 낫지 않겠냐는 걸로 결론이 모아졌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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