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교양제작국’을 해체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16일 성명을 통해 MBC가 계획하고 있는 10월 조직개편안 골자가 “교양제작국 공중분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MBC가 다음 주 조직개편을 통해 교양제작국을 외주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협력국’과 예능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예능1국’으로 쪼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교양제작국은 현재 <불만제로>, <휴먼다큐>와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교양제작국이 해체되면, MBC 프로그램 공공성은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전례가 있다. MBC는 지난 2012년 MBC본부 ‘170일 파업’ 중에 , <시사매거진 2580> 등을 제작하던 시사교양국의 시사 부문을 보도제작본부 소속 보도제작국과 통합해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을 신설하고, 교양 부문은 교양제작국으로 분리한 바 있다. 당시 조직개편은 “MBC 시사프로그램을 약화하려는 의도”라는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보도제작국·시사교양국 해체는 MBC의 공공성 후퇴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 MBC 서울 상암동 신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이번에도 내부 구성원들은 공공성 후퇴 등을 우려하고 있다. MBC본부는 ‘신뢰의 위기 MBC, 해법이 시사‧교양 해체인가’라는 성명에서 “회사는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가 예정된 10월 21일을 피해 다음 주말 직전 개편안을 발표하고 후속인사까지 밀어붙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조합이 파악한 핵심적인 변화를 짚자면, 시사‧교양 해체의 완성”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이사회를 통해 곧 확정된다는 조직개편안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교양제작국 공중분해”라며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기존 시사제작국을 비롯해 3개의 부서로 뿔뿔이 쪼개질 지경이고, 교양제작국 소속 PD들을 분산한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MBC본부는 “올해는 MBC에 ‘교양국’이라는 울타리가 처음 생겨나 명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잉태한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며 “, <인간시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성공시대>, <경찰청 사람들>, 등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은 공영방송 MBC를 MBC답게 만드는 특별한 공영성의 한 축이었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여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해야 할 PD집단의 특성을 무시하는 이번 개편은, MBC의 미래에 교양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도가 숨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회사 측에 노사협의회를 공식 요구했다. 조직개편과 인력배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업무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인 만큼 회사는 개편안 확정 이전에 그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회사는 신속하게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본부는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조합과의 성실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졸속 조직개편, 인력 재배치를 강행한다면 조합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그 부당함을 지적하고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직개편안을 묻는 질문에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으며, 김현종 MBC 교양제작국장도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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