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유보 선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참 언론인 성유보 선생, 고이 잠드소서’ 행사가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1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위원장을 지내며 자유언론 수호와 언론민주화운동을 이끈 성유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은 지난 8일 오후 일산에서 영면했다. 

   
▲ 지난 8일 별세한 고 성유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사장.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이고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추모의 밤 행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 언론시민단체와 각계 인사들과  지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악인 임진택 소리꾼의 사회로 시작됐다.

행사는 고인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지인들의 발언을 담은 영상을 시청했다. 생전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성유보 이사장은 “지금도 동북아에서 긴장과 대립이 계속되면 가장 큰 화를 치르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라며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를 위해 일본의 역사왜곡과 재무장을 막아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생의 마지막까지 이 사회의 아픔과 나아갈 방향을 위해 고민했다. 

고인은 말년에 남북문제와 동아시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2012년부터 고인과 함께 일했던 유영주 희망래일 사무국장은 “고인께서 내년이 광복 70주년이니까 세종문화회관에서 1000명 이상 모아서 콘서트 하고 싶어 하셨다”며 “고인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며 울먹였다. 콘서트 이름은 고인의 뜻을 담아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로 지었다.

   
▲ 10일 오후 7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열린 고 성유보 선생의 추모의 밤에는 김도현 선생, 장기표 선생, 지영선 선생 등 3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고인은 평화운동가 이전에 언론인이었다. 동아투위 박종만 위원은 “성유보 이 친구 말도 느리고 동작도 굼뜨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가는길은 그렇게 바쁘다고 서둘러서 떠나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 위원은 “74년도, 언론사로는 최초로 동아일보가 노조를 결성했는데 고인이 조직부장을 맡았고 해직 이후 동아투위를 결성했는데 그때도 고인은 조직특위 간사를 맡아가지고 조직관리를 했다”며 “성심성의껏 조직관리를 잘했던 사람”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88년 한겨레신문 창간 당시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역시 “신문사 회의가 늘어지면 곤란한데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갑론을박이 이루어졌고 그건 성유보 선배(당시 한겨레 편집국장) 스타일”이라며 “의견이 공유되던 행복한 시간”이라고 기억했다.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에서 고인과 함께 했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오늘은 애도하는 자리면서 동시에 고인의 삶과 죽음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고자 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추모 공연으로는 고인이 좋아하던 노래 ‘임진강’을 손병휘 씨가 불렀고, 노래패 '노래하는 나들'(문진오, 김가영)이 ‘동지를 위하여’, ‘그날이 오면’을 부르며 중간에는 김정환 시인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 10일 오후 7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빈소에서 열린 고 성유보 선생의 추모의 밤에는 김도현 선생, 장기표 선생, 지영선 선생 등 3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유족인 고인의 아내 장연희씨는 “연휴인데도 놀러가지 않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말했고, 큰 아들 성덕무 씨도 “장례식장이 아버지를 보내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시간이니까 앞으로도 아버지 많이 생각해달라”며 인사말을 남겼다.

고인의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1일 오전 7시다. 이날 고인의 운구행렬은 빈소인 세브란스병원을 떠나 한겨레 사옥에서 노제,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제를 지내고 양재 원지동 화장터에서 화장한 후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될 에정이다. 영결식엔 함세웅 신부,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동아투위와 조선투위 등 언론 단체를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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