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휴일을 맞아 문인들과 시민들이 세월호 유가족·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여야합의를 규탄하고자 진도를 방문한다. 이날 오전 11시 소설가 김훈·김애란, 시인 김행숙·김이하·조길성송경동·허은실, 극작가 최창근, 평론가 권희철·양경언··이성혁 등 문인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진도로 출발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진도를 방문하는 ‘기다림의 버스’도 같은 시각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진도로 떠났다.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문인들이 광화문 광장 세월호 유가족 단식장에 모였다. 소설 <칼의 노래>, <남한산성>을 쓴 김훈 작가는 “이전부터 광화문광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여야 3차합의가 끝난 후 광장을 방문한 소감을 묻자 “착잡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진도 방문 일정에 대해 ”11시에 출발해 오늘 밤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언 문학평론가는“지금까지 진실이 밝혀진 것도 없고 바뀐 것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304낭독회와 진도 방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을 누가 주도했냐는 물음에 양 평론가는 “작가들의 행동은 자발성이 특징이다. 누가 강요하거나 시키지 않았지만 모두들 이렇게 모였다”고 답했다.

같은 시각 덕수궁 대한문 앞은 40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만 400여명, 전국 1000여명의 시민들이 ‘기다림의 버스’에 참가했다. 세월호 국민대책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틀 전만해도 200명 정도가 신청했는데 어제 신청자가 급증해 서울에서만 버스 10대가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국민대책위원회는 ‘기다림의 버스’ 출발 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표를 맡은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하늘이 열린 개천절에 전국각지에서 ‘기다림의 버스’가 팽목항에 간다”며 “진실을 가두려는 특별법 합의를 규탄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기다림의 버스는 예정보다 30분 늦은 11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했다. 시민들과 문인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팽목항에서 진도VTS까지 1시간 가량 행진을 벌일 계획이며. 오후9시부터 자정까지는 ‘팽목항 기다림의 문화제’가 예정됐다. 문화제는 개그맨 김제동이 진행하며 강허달림, 정민아, 이지상 등이 출연할 계획이다.

개천절,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외침은 부산에서도 이어진다. 영화의 전당 비프힐 앞에선 영화감독 김기덕·김병우·류승완, 배우 김혜수·김효진·박해일·송강호·오지호 등이 참여한 ‘영화인 1123인 선언’이 철저한 진상규명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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