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신임 편집국장에 박래용 정치에디터가 임명됐다. 지난 2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편집국장 임명동의 투표에서 재적인원(편집국 및 논설위원실 소속 기자) 237명 가운데 204명(86.1%)이 투표에 참여했고, 151명이 찬성했다. 찬성률은 74%였다.

편집국장 임명동의 투표는 경향신문 단체협약에 따른 것이다. 단체협약 29조 4항은 “편집국장 임명동의 여부는 편집제작 종사자의 재적 3분의 2이상 투표와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래용 신임 편집국장은 25일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한 후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아 걱정이 된다”면서도 “기대가 100이라면 1부터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거미줄 같이 퍼져있는 편집국의 비효율적인 관행을 거둬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래용 경향신문 신임 편집국장
 

박 국장은 전남대 불문과 80학번으로 1990년(29기) 경향신문에 입사했다. 그는 시경캡, 법조반장 등을 거친 뒤 논설위원, 정치부장, 사회부장, 전국부장, 디지털뉴스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박 국장은 관리형이 아닌 ‘개혁형 리더’로 알려졌다. 그가 초대 디지털뉴스편집장을 맡았던 2010년, 경향신문은 중앙일간지 가운데 선도적으로 ‘온라인 퍼스트’를 선언한 바 있다. 이 기조는 ‘그놈 손가락’으로 대표되는 디지털스토리텔링 뉴스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부문에서 경향이 타 매체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박 국장은 투표에 앞서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빠르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부장과 데스크의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편집국 부장들은 지면을 만드는 ‘지면 부장’에서 부원들의 뉴스, 블로그, SNS를 총괄하는 ‘콘텐츠 부장’이 돼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전임자 조호연 전 편집국장은 지난 26일 발표된 인사에서 논설위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조호연 전 편집국장은 지난 14일 부장단 회의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에 경향신문 경영진은 16일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지부장 권재현)에 박래용 정치에디터를 차기 편집국장으로 지명한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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