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크라우드 펀딩(소액 기부로 프로젝트 수행)으로 취재를 후원하는 ‘뉴스펀딩 서비스’를 29일 시작했다. 취재비용 후원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이용자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게 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다음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뉴스펀딩 서비스는 매체나 작가들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후원자로부터 조달해 후원자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 생산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뉴스펀딩’이라는 이름으로 현직 기자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기사를 생산하는 건 아니다. 현재까지 나온 콘텐츠도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보다는 이용자들이 궁금해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요약정리해주는 해설형 콘텐츠로 이루어졌다. 

콘텐츠 생산자는 매체와 개인 저널리스트로 나뉘며, 현재 8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김은식 작가는 개인적으로 참여했으며, 매일경제 장경덕 논설위원, 박상규 오마이뉴스 기자,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 등은 매체 차원에서 합류했다. 다음은 프로젝트와 콘텐츠 생산자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뉴스펀딩'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미지= 다음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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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문기자 주진우가 알려주는 사법기관 사용설명서

2. 야구로 먹고 사는 꿈 / 김은식
주목 받지 못하는 곳에서 '야구로 먹고 사는 꿈'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을 찾아 조명한다.

3. 그녀는 왜 칼을 들었나 / 박상규
죽거나 죽이거나로 끝나는 가정폭력의 비극

4. 중학생 엄마가 알아야 할 입시 / 김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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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국은 왜 피케티에 열광하나 / 장경덕외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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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의료민영화, 축복인가 재앙인가 / 강양구외 2명
미국에선 치과 치료 받기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8. 이것만 알면 고수 느낌? IT 척! / 이문규외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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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가 소통하는 것을 강조했다. 생산자는 ‘나우’라는 게시판을 통해 틈틈히 취재후기를 남길 수 있으며, 이용자도 연재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이용자는 뉴스펀딩 첫 화면의 ‘의뢰하기’를 통해 취재를 요청할 수 있다. 다음은 이를 취합해 주제에 적합한 생산자(기자 등)를 찾아 취재를 제안할 계획이다.

   
▲ 뉴스펀딩. 이미지=다음 사이트 갈무리.
 

대개 크라우드 펀딩은 기자가 특정 주제를 취재하겠다고 공약하면 후원자들이 취재비용을 후원하는 방식이다. 2012년 이상호 기자는 ‘굿펀딩’에서 ‘전두환 소송지원 및 발뉴스 제작비’를 모금해 일주일 만에 목표액 5천만 원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뉴스펀딩은 연재 기사를 먼저 선보이면서 모금을 시작했다. 

다음은 “생산자가 콘텐츠 펀딩을 요청하는 서비스는 추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의 성격상 평범한 주제보다는 권력의 치부를 노리는 탐사 보도와 유명 기자의 프로젝트에 후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가 높은 주진우 기자의 프로젝트는 모금 하루 만에 목표액인 1천만원을 돌파했다. 

관건은 무료 뉴스시장인 한국에서 이용자가 기꺼이 돈을 내면서 의뢰할만한 주제를 찾는 것이다. 무료기사와는 전혀 다른 주제 혹은 깊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비슷한 심층 기획기사를 포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뉴스펀딩이 현재와 같은 서비스 수준을 이어간다면 오마이뉴스의 기사 후원제도(원고료 주기)와 차별화가 되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많은 이용자들이 최근 논란이 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같은 의혹형 주제를 의뢰하겠지만, 이런 사안이 취재비용이 없어서 취재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기자 입장에선 공개적으로 주제를 밝힌 후, 취재를 해야 하는 만큼 취재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이용자와 꾸준히 소통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수개월 이상을 취재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적절하지 않다. 결국 주기적으로 생산 가능하면서도 이용자의 주머니를 열만한 획기적인 기사 주제를 찾아내는 것이 서비스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펀딩은 현재 모바일에서만 가능하다. 다음 관계자는 “요즘 대부분 서비스가 모바일용으로 먼저 만들고 반응이 좋으면 웹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는 모바일용으로만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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