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수지처럼 폭력에 맞서야 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이 막을 내렸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일상적인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를 치유하는 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질주’가 주제인 올해 여성인권영화제에는 13개국 29편의 영화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 상영됐다.

이날 폐막식은 경쟁부문 수상작 상영으로 시작됐다. 12편의 후보작 중 경쟁부문 수상작에 선정된 작품은 김신정 감독의 <수지>다. <수지>는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주인공 수지가 우연히 다시 만난 아버지에게 복수를 한다는 줄거리의 단편영화다. 수지 역을 맡았던 배우 박소담은 시상식에서 “이번 영화를 계기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수지'의 주연배우 박소담씨(왼쪽)가 지역일정으로 불참한 감독을 대신해 상을 받고 있다.
 

염미봉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헌신한 활동가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영화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경쟁부문 수상작 <수지>를 언급하며 “영화 속 수지처럼 폭력에 맞서야 한다”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맞서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화제를 기획한 송란희(37) 한국여성의 전화 사무처장은 “올해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객들이 영화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인기를 끈 작품으로 <할머니 배구단>(군힐 망노르 감독)을 꼽았다.

   
▲ 제8회 여성인권영화제 공동기회 폐막선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염미봉, 정춘숙, 손명희 공동집행위원장.
 

여성인권영회제를 8회 째 기획한 자원활동가 김현(35)씨는 “1회 때보다 관객이 훨씬 많아졌고 회를 거듭할수록 남성 관객이 늘어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영화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여성 및 성소수자 운동의 일환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가 ‘가난한 아가씨’, ‘서른세 살 엄마에게’ 등 가야금 연주곡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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