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연일 첫 소식을 아시안게임 뉴스로 도배하고 있다. MBC는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이후인 지난 20일부터 1주일간 매일 평균 4건의 아시안게임 소식으로 뉴스를 시작했다. 26일도 다르지 않았다.

   
▲ 9월 26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 갈무리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아시안게임 소식 4건으로 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MBC를 제외한 다른 주요 방송사들은 새누리당 단독 본회의가 9분 만에 산회된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SBS <8뉴스>는 <9분 만에 끝난 '단독 본회의'…법안 처리는 연기>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했고, KBS <뉴스9>는 <국회 본회의 9분 만에 산회…30일 재소집>을 톱뉴스로 전했다. JTBC <뉴스룸>은 <9분 만에 끝난 새누리당 단독 본회의…"30일 재소집">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한동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홍보부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금 '뉴스데스크'의 문제는 정치적 편향성을 넘어 주요 사회 현안을 외면해버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보도국 수뇌부가 여러 구성원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 내부견제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소식을 전하는 리포트에서도 MBC는 다른 방송사와는 '차별화'된 태도를 보였다. 뉴스 제목을 <국회 열렸지만 법안 유보, 30일 재소집…새누리당 강력 반발>로 뽑은 MBC는 여당 입장을 중심으로 리포트를 구성했다. MBC는 “(법안 통과의) 결정권을 쥔 정의화 국회의장, 이번에도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30일 (연기된) 본회의에 앞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이유로 논의를 거부하는 야당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날 MBC는 세월호 관련 소식을 3건 보도했지만 야당이나 유가족들을 공격하는 입장이 많았다. 특히 MBC는 <대리기사 폭행사건 피해자, 김현 의원 처벌 요구…목격자도 입건> 리포트에서 “대리 기사와 피해자측은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처벌을 거듭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폭행 사건에 대한 지상파의 보도 태도는 기존(세월호 문제 보도 태도)과 같다”며 “세월호특별법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안인데 정치 쟁점으로 보고, 세월호특별법에 무관심하다가 악재가 되는 사안에만 달려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MBC는 <진도 군민들 "세월호 실종자 임시 거처 옮겨 달라">에서 “진도군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실내체육관은 진도의 유일한 종합체육시설로 내년에 도민 체육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가족들의 거처를 옮기는 것이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경제를 살려내는 길”이라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는 여당과 보수단체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보도인 셈이다.

   
▲ 9월 26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 갈무리
 

같은 내용을 JTBC는 <뉴스룸>에서 “그동안 정부가 (실종자 가족을) 너무 방치했던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진도군민의 요구가 세월호 실종자 유가족을 방치한 정부 때문에 나오게 됐다는 지적인 셈인데, MBC 보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MBC는 <부산영화제, '다이빙벨' 상영 논란…세월호 일반인 유가족 '상영 반대'>에서도 상영에 반대하는 입장을 부각시키는 등 '편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다이빙벨>이 상영되는 것에 대해 일반인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입장 위주로 전한 것. 같은 날 JTBC는 <영화 '다이빙벨' 상영 금지?…'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 리포트에서 부산시와 영화제 조직위의 갈등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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