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47)가 ‘노조와 건강’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이 주최한 이번 언론노동자 학교는 9월 26일부터 27일까지 1박 2일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언론 노동자학교에는 40여명의 언론노조 조합원이 참여했다.

서 교수는 기생충 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1992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8년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부터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에 칼럼을 기고했다.

서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가 ‘편견’이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숙주에 붙어서 편하게 산다는 편견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다. 기생충은 안전한데 숙주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숙주가 고통을 호소하지 않는다. 아프면 숙주에게 들키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기생충에 대한 이런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제2기 언론노동자 학교'에서 '노조와 건강'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 중이다.
 

실제로 기생충은 하루에 밥 2톨 정도와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는 곳 정도만 필요하다. 또한 연구하기 위해 기생충을 먹어 자신의 뱃속에서 키우는 학자들이 많을 정도로 기생충은 안전하다. 서 교수는 “기생충은 해롭다기 보다는 오히려 기생충 연구가 인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꼭 필요한 존재가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히는 경우는 기생충 뿐만이 아니다. 서 교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세월호특별법도 비슷한 사례로 언급했다. 서 교수는 “전교조는 무조건 나쁘다고 인식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전교조가 어떤 주장을 하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보단 비난부터 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형성된 대중의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최근 언론에 의해 왜곡된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언론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를 교통사고라고 말하는 정치인의 발언이나,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했으니 유가족이 세월호특별법 요구를 멈춰야 한다는 식의 의견을 언론이 지속적으로 보도했다”며 “(언론이) 왜곡된 정보가 아닌 진실을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서 교수는 요즘 미라에서 나오는 결핵균을 연구 중이다. 1천년 전의 결핵균을 연구해 진화과정을 파악하면 결핵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언론인들에게 “건강한 사회를 언론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자신도 열심히 건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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