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춘 건국대 교수가 언론노동운동의 뿌리에 대해 박정희 정권 시절 권력과 야합한 동아일보의 기자해직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26일 오후 5시 20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역사와 역할’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언론노동운동의 역사를 되짚었다. 그는 “박정희 정권과 야합한 동아일보의 사주는 대량 113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며 “이것이 언론노동운동의 뿌리”라고 말했다.

군부독재시절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해 손 교수는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다는 이유로 사측이 깡패를 동원해 똥오줌을 뿌렸다”며 “노사관계에서 최소한의 균형 잡힌 보도를 위해 언론노조를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조연맹) 창립 당시 조영래 변호사가 “가슴이 벅차다. 마침내 한국 언론에도 노동자에 적대적인 보도가 없어질 것”이라며 자신과 기쁨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자신이 일했던 동아일보의 예를 들어 “노조위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면 인사보복을 하는 식이다. 동기들이 다 차장으로 승진하는데 노조위원장 출신만 승진이 되지 않거나, 특파원으로 내보내거나, 편집국이 아닌 다른 부서로 보내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 26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언론노동자 학교에서 손석춘 전 한겨레신문 기자가 강연을 하고 있다
 

손 교수는 언론 역할과 관련해  “언론의 생명은 ‘진실’과 ‘공정’에 있다고 정의하며 진실은 숨어있는 사실을 찾고, 사실과 사실 사이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일”이며 “공정은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공평과 사회적 소수를 대변하는 정의”라고 밝혔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권이 약한 빈민, 노동자, 농민 등의 목소리를 언론이 담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널리즘의 정의를 손 전 기자는 “진보나 친노동의 편파적인 입장이 아닌 미국의 저널리즘의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 또는 보수적인 단체라고 볼 수 있는 관훈클럽에서 낸 '한국 언론의 좌표'라는 책에 나온 내용”이라며 “언론인이 언론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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