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의 과거사 문제가 도마에 올라 주목된다. 앞서 코바코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에 곽 전의원과 최기봉(69) 전 코바코 영업담당이사, 홍지일(64) 전 코바코 마케팅 이사를 추천했으나 곽 전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민청학련계승사업회(이하 사업회, 대표 이철·장영달·최민화)는 곽 전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대학교 문리해 학생회장이던 지난 1974년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을 했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이 중앙정보부의 ‘프락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사업회는 이날 성명에서 “중앙정보부 프락치 곽성문씨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내정을 규탄한다”며 “중앙정보부의 프락치로서 학우들을 밀고하고 군법회의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일삼으며 공안사건을 조작하는 정권에 협력했다”고 전했다.

   
▲ 코바코 로고.
 

사업회는 또한 “인혁당이라는 누명을 쓰고 실제로 8명이 사형 당하는 대형 공안사건 조작에 협조한 곽성문씨는 공로를 인정받아 중앙정보부 추천으로 MBC에 특채”됐으며 “MBC 경력을 발판으로 2004년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대구 중구, 남구 지역구에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이른바‘맥주병 난동’ 사건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사건은 곽 전 의원이 지난 2005년 대구 지역 경제인들, 주성영 의원과 회동한 자리에서 ‘정치자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여당의원(열린우리당)에게만 후원금을 내느냐’는 이유로 맥주병을 던지는 추태를 벌인 사건이다. 당시 한나라당 홍보위원장과 대구시당 수석부위원장이었던 곽 전의원은 해당 직에서 물러났다.

낙하산 논란도 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기홍 수석 대변인은 22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곽 전 의원은 지난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를 물밑에서 도왔다고 한다”며 “지난 7월 코바코 사장 선출 1차 공모가 적격자가 없어 무산됐는데, 당시 지원했던 코바코 임원들이 이번에 다시 지원해 들러리까지 섰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곽 전의원을 코바코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한마디로 저질 코미디에 다름 아니”라며 “곽 전 의원을 즉각 내정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의원도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곽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에서 이른바 ‘이명박 저격수’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혹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보은 인사’라는 주장이다.

   
▲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 지부(지부장 조준희)도 17일 낸 성명에서 “권력의 줄을 타고 내려와서는 조직을 이용해 개인의 사리만 챙기고, 결국 조직에 폐해만 남기고 떠나버리는 시대착오적 관행이 코바코에 되풀이 된다면 노동조합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홍보실은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곽성문 전 의원이 사장으로 유력하다고 들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며 “형식적이지만 25일 주주총회를 시행한 이후에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은 “프락치 활동을 한 적 없다.”며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사자들을 만나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곽 전 의원과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몇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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