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EBS 이사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여성단체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춘호 이사장은 또 다시 EBS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이춘호 이사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마중물여성연대’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사실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사 이사장이 특정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정치 활동을 한 것이다. 

‘마중물여성연대’의 ‘박근혜 지지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단체는 지지 선언이 있기 전에도  <문재인 후보는 여성 대선후보를 두려워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여성대통령의 탄생을 바라는 범 여성계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매우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마중물여성연대’는 창립 목적도 ‘친여적’이다. 2011년 3월 24일 창립한 이 단체는  “한국의 선진화는 여성의 선진화가 좌우한다는 믿음으로 실천적인 진정한 리더 양성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선진화’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국정 운영 방향이었다.

이 이사장의 이러한 활동은 EBS 내부 규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복무규정 10조에는 “직원은 정치활동에 참여하거나 정치단체의 구성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EBS 직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 이춘호 EBS 이사장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한송희)는 19일 성명을 내고 “일개 직원에게도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데 이사장이 나서서 정권에 아부하는 단체의 대표를 맡아 EBS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BS지부는 “EBS는 공영방송이며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만 하라. EBS를 떠나라”고 이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EBS 홍보부 관계자는 “이번 문제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비상임이사에게 임직원들에 대한 복무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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