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로 구성된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귀중한 의무를 저버린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미주희망연대(장호준 의장)는 오는 22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더 이상 유가족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는 용서 받지 못할 것임을 직시하고 그 뜻을 저버릴 때 강력한 국민적 저항은 물론이고 대통령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주희망연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자는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미주희망연대는 “박 대통령은 청와대 앞과 광화문, 국회 앞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묻고, 죽은 영혼을 위로해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는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절규를 ‘사법체계 훼손’이라며 정면으로 거부했다”면서 “자신이 유가족에게 약속했던 성역 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지위 고하를 막론한 책임자 처벌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주희망연대 회원들은 지난 6일 워싱턴DC 백악관 주변에서 세월호 참사 거리홍보 시위를 펼쳤다. 사진=미주희망연대 제공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을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국민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유가족과 국민을 갈라 세우려는 비열하고 후안무치한 처사”라며 “유가족들과 국민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 있는 국가 기관을 수사하기 위해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주희망연대는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오는 21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재미동포 유엔 대행진’ 등 뉴욕에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현지시각)에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수사·기소권이 담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24시간 동조단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또 백악관과 워싱턴포스트 본사 사이를 오가며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은 사라진 7시간에 대해 밝힐 것” 등을 요구하며 거리홍보 시위를 펼쳤다.

다음은 미주희망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더 이상 유가족을 희롱하지 마라!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알았지만 참으로 참담하다. 
청와대 앞에서 광화문에서 국회 앞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그 참사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그래서 죽은 영혼을 위로하고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는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절규를 “사법체계 훼손”이라 말하며 정면으로 거부했다.

더더욱 “세월호 특별법, 외부세력 정치적 이용 안 돼”라는 발언을 통해 국민들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유가족과 국민을 갈라 세우려는 비열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자신이 유가족에게 약속했던 성역 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 지위 고하를 막론한 책임자 처벌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 있는 국가 기관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과의 약속을 버린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귀중한 의무를 저버린 비열한 행위이다.

그는 “어떤 것도 국민보다, 민생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여야의 합의안을 하루속히 통과시키고 국민전체의 민생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맞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국정 운영에 있어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하고 소중한 일이다. 불법적인 증축과 과다 물량으로 침몰한 배 그리고 그 안에 갇힌 300여 명이 생명을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수장시킨 책임은 자신의 말대로 대통령이 져야 할 무한 책임이다. 현 시기 그보다 더 중요한 민생은 없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

1. 유가족과 국민에게 한 약속–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유가족의 뜻이 반영된 특별법 제정-을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 지금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노숙하며 울고 있는 유가족들을 당장 만날 것을 요구한다.
3. 대통령 본인부터 책임을 지고 수사를 받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행동만이 이런 참사를 다시는 재발 시키지 않는 책임 있는 자세이다.
4. 더 이상 유가족을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는 용서 받지 못할 것임을 직시하고, 그 뜻을 저버릴 때 강력한 국민적 저항은 물론이고 대통령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다.

2014년 9월 17일(세월호 참사 5개월째)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 (의장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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