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쾌도난마)의 진행자 박종진 앵커가 전격 하차했다. 박 앵커는 12일(692회) 방송에서 “좌우 이념의 프레임에서 뛰쳐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쾌도난마에서 하차했다. 2011년 12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지 33개월만이다. 

박 앵커는 1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하차 이유에 대해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3개월 동안 쾌도난마를 진행하면서 심신이 많이 피로해졌고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했다. 외압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잇따른 제재에 따른 부담감은 하차의 이유가 아니라고 박 앵커는 말했다. “외압은 없었다. 스스로 관두겠다고 판단했고, 회사에서는 오히려 남아주길 원했다. 심의도 앵커가 잘못해서 걸린 것은 거의 없다. 초대 손님들의 발언이 주로 문제가 됐다”고 박 앵커는 답했다.

쾌도난마는 박종진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돌파구였다. 그는 2012년 9월 4일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한국 참언론인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쾌도난마는 방송 7회만에 고승덕 전 서울시장 후보를 통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했고 박희태 전 의장이 물러났다. 이후 채널A 보도본부 경제부장이었던 박종진 앵커가 유명세를 타고 쾌도난마가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 직선적이고 감정적인 발언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다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인 쾌도난마의 진행자 박종진 앵커
 

그러다 지난 2월, 박 앵커는 2주간 쾌도난마를 잠시 떠났다.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수리되는 과정이었다. 회사 측에서 나를 프리랜서로 받아줄 것인지 회의중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박 앵커는 “당시도 (방송한지) 만 2년이 넘은 상황이라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프리 선언 이후 박 앵커는 7월 8일부터 SBS플러스에서 ‘불편한 진실 메디컬X’를 진행했다. 그러나 SBS 측의 판단으로 프로그램이 보류됐다. 박 앵커는 “갑상선 암은 암이 아니다. 고혈압 약은 먹지마라. 프로그램 내용이 이런 의사들의 양심선언이라 의약계, 약학계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프로그램 중단 이유를 표현했다. 박 앵커는 프리 선언 4달 째인 7월 30일 ㈜화제인(대표이사 조미호)은 지난 29일 박종진 앵커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소속사 계약을 체결했다. ㈜화제인의 대표이사 조미호 사장은 박종진 앵커와 20년 지기로 언론사 후배다.

   
▲ 최근 JTBC로 옮긴 이영돈PD(동그라미 사진 왼쪽)와 쾌도난마 하차를 결정한 박종진 앵커
이치열 기자 truth710@
 

'보도국 박종진', '제작국 이영돈' 스타 언론인 모두 떠나

이번 하차로 채널A는 개국 당시 함께 했던 제작국 이영돈PD, 보도국 박종진 앵커라는 두 명의 간판 진행자를 모두 잃은 셈이다. 이영돈, 박종진 두 사람과 채널A측 사이에 갈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박 앵커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할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박 앵커는 “이영돈 PD나 저나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후배들은 침체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비록 채널A를 떠났고, 다시 돌아가기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현재 박 앵커는 다른 종편들과 매니저를 통해 접촉하고 있고, 다음 프로그램이 정해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영돈, 박종진 모두 채널A 내부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했고,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떠났다. 박 앵커는 “더 좋은 제작환경에서 래리킹 쇼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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