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김영오씨(47)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며 10일째 동조단식을 해왔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8일 오후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김씨가 단식을 중단하며 문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에 대한 동조단식 중단 요청을 문 의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3시20분께 서울시립동부병원에 입원 중인 김씨를 문병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풀어 다행이다”며 “나는 김씨의 생명이 걱정돼 단식을 말리려고 시작했는데 이제 나도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날 김씨를 만나 “단식 중단 결정을 내려줘서 잘했다고 인사했고, 이렇게 오랫동안 단식하고 나면 단식 후 복식이 중요하다고 하니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잘 회복하도록 당부했다”며 “김씨가 기력이 회복되는 대로 그때까지 특별법 합의가 안 되면 광화문으로 돌아오겠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특별법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의원은 7일째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유민아빠가 다행히 단식을 풀었지만 많은 유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면서 청와대로 가다가 경찰에 가로막혀 여러 날 길거리에서 노숙 중”이라며 “대통령이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고 이들을 좀 더 편하게 모시기는커녕 청와대에서 아무도 내다보지 않고 있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28일 오후 서울 동부병원에 입원중인 김영오씨를 만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본인도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강성원 기자
 

문 의원은 이어 “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주면 정부나 청와대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계산과 특검에 골치 아픈 사람이 임명되면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곤란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계산을 버려야 한다”면서 “우리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제대로 철저히 규명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당분간 박 대통령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하기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당의 활동에 적극 동참하면서 국회 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김씨는 문 의원이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말에 “잘 하셨다. 원래 단식이 목적 아니었잖느냐. 설득하러 온 다음 며칠이면 되겠거니 했는데 10일을 하셨다”며 “빨리 몸보신해서 유나랑 밥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둘째 딸 유나와 노모의 걱정으로 단식을 중단한 김씨는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현재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 모두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와 장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제대로 싸워 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 의원 전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인 문 의원과 정청래 의원에게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범계 원내대변인 등 의원들과 함께 문 의원이 단식 중인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단식을 중단해 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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