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병원 입원 후에도 단식농성을 계속하던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28일 오전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며 “현재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 등도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울시립동부병원 3층 입원실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김씨의 입장을 대신 전하며 “문 의원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 모두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가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험난한 싸움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어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돌아가라는 말은 장외투쟁을 그만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단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힘을 모아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김씨의 단식 중단을 유가족들과 두 차례의 면담 성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새누리당이 마치 자신들이 유가족을 만나 대화에 진전이 있어 김씨가 단식을 풀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우리가 누차 강조하고 요청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정략·정치적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정면 배반 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더 이상 착각하지 말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김씨가 하루라도 빨리 성역 없는 빨리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을 위해 46일 단식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너무 완고하게 비합리적이고 타당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가족들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이제야 비로소 대화를 시작했지만 두 번 만난 결과 모두 아무 성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니를 잃고 아빠에 대한 허위·비방성 의혹 제기로 사생활까지 위협받고 있는 둘째 딸 유나가 아빠를 매우 걱정하며 단식 중단을 계속 호소했다”면서 “시골의 노모도 단식 사실을 알고 계속 울면서 아들 김씨를 만류하다가 과거 수술 부위가 안 좋아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고 김씨의 단식 중단 이유를 밝혔다.

대책위는 또 “유민 아빠가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마음 놓고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속히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달라”며 “걱정해주고 함께해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국민께서 더욱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어 “여전히 협상에 진전이 없어 언제 특별법이 타결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김씨는 단식을 중단하고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며 “김씨는 병원에서 미음을 먹으며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광화문으로 돌아가 복식을 하며 국민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22일 중태에 빠져 병원에 이송된 후에도 45일째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을 거부해 왔다. 다른 유가족들도 청운효자동주민센터와 광화문, 국회에서 농성을 하며 유민 아빠 몫까지 싸우겠다고 적극 단식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이후 병원에서 복식과 회복 치료를 받다가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광화문 광장으로 다시 나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