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영 KBS 이사장이 26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이사장의 사표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안전행정부로 전달됐다. 안전행정부가 이 이사장의 사표를 청와대에 제출하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다면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내에 보궐이사를 추천해야 한다. 보궐이사의 임기는 전임자의 남은기간이다. 2012년 8월 8일 이사로 선임된 이 이사장은 현재 기준으로 약 1년의 임기가 남았다. 

이 이사장의 사의표명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이사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사표 제출 여부에 대해)할 말이 없다.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한 KBS 관계자는 ”길환영 전 사장 해임 이후부터 (윗선에서)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 KBS 이길영 이사장.
 

KBS 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 노조)은 이날 성명서을 통해 이 이사장의 사표 제출은 “만시지탄”이라며 “이제라도 이사장이 KBS를 망가뜨린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KBS 노조는 이어 “길환영 전 사장의 해임이 결정된 후에 부적절한 사장을 뽑아 KBS를 혼란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에 대해 이사장과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사회 총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27일 오후 4시에 정기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이 회의에서 본인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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