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다리를 두고 '세월교'라는 표현을 쓴 KBS <뉴스9>의 언어 사용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미디어오늘의 강상헌 우리글진흥원 대표의 기고문에 대해 해당 리포트를 한 KBS 기자가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당시 뉴스를 제작했던 이슬기 KBS 기자는 20일 미디어오늘에 이메일로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며 “국립국어원 측에 문의한 결과 이는 과거부터 사용된 관용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강상헌 대표는 기고문에서 “교량 전문 토목공학자도 ‘처음 듣는 얘기(단어)’라고 했고 역사에 등장하는 옛 다리 종류의 이름인가 싶어 조선왕조실록도 검색하고 국사학자에게도 물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근거도 없는 ‘개구멍받이’ 단어를, 한자 표기까지 하면서, ‘국민교육’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 2014년 8월 8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이슬기 기자는 이메일에서 “‘세월교’는 우연히 몇 개 있는 같은 이름의 다리가 아니라 각 시군구별로 계곡이나 하천마다 ‘세월교’라는 다리가 몇 개 씩 있을 정도”라며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관용적으로 ‘세월교’라는 말을 쓰고 있고 하천 업무 담당자에게 전화만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 기자는 “물론 ‘세월교’가 공식 행정용어는 아니고 관련 법령에 나오지 않지만 물에 잠기는 다리는 ‘교량’이나 ‘도로’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고 이점을 지적하기 위해 기사를 썼다”며 “통칭되는 ‘명칭’은 있어도 법령으로 관리되는 정식 ‘명칭’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세월교’라는 단어를 기사에 포함시켜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기고자가 처음 들어봤다고 해서, 기고자의 친구들이 모른다고 해서 손쉽게 비아냥의 대상으로 삼을만한 단순한 내용은 아니”라며 “‘세월교’라는 명칭은 ‘개구멍 언어’라는 기고자의 신조어 보다는 더 언중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강상헌 대표는 20일 “별도로 미디어오늘에 기고해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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