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광화문 시복식 미사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입장 도중 차에서 내려 단식 중인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김영오씨를 위로했다. 이 모습은 시복식을 중계하던 방송사들을 통해 생중계 됐는데, 정작 교황 방한 주관방송을 맡고 있는 KBS에서는 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KBS가 9시 20분부터 시작된 교황의 카퍼레이드를 방송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 KBS는 9시 30분 뉴스를 내보냈는데, 이로 인해 9시40분경부터 생방송이 시작하게 됐고, 교황이 이례적으로 차를 세워 김영오씨를 위로한 장면을 볼 수 없었다.

반면 MBC나 SBS 등 타 방송사에서는 이 장면이 나와 SNS 등 일각에서는 KBS가 ‘고의’로 세월호 유족 위로 장면을 누락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터졌다. 그러나 KBS 측은 일정이 앞당겨져서 대응을 하지 못했을 뿐 ‘고의 누락’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 2014년 8월 16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KBS 홍보실 관계자는 “당일 행사가 30분씩 당겨졌다”며 “KBS 기존 편성이 8시30분 아침마당, 9시30분 930뉴스가 있는데 행사가 당겨져 그나마 끊고 들어간다고 끊은 것인데 결과적으로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장면을 방송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KBS 관계자는 “KBS는 시복미사 전체를 다 방송해야 해서 시복미사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급히 당겨진 것에 대해 대응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하지만 KBS가 고의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장면을 누락했다는 것은 정말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KBS는 시복식 미사가 있었던 16일 메인뉴스인 KBS 뉴스9에서 교황의 김영오씨 위로 장면을 리포트했고 별도의 꼭지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피해자 가족 위로 행보를 리포트 하기도 했다. KBS 관계자는 “소식은 9시 뉴스를 통해 다뤘다”며 “인터넷에서도 행사 전체를 생중계했고, 이 장면은 세계를 통해 송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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