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이날 삼종기도를 통해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며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됐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주님이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달라”면서 “성모님이 우리 중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특별히 병든 이들과 가난한 이들, 존엄한 인간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들을 자비로이 굽어보시도록 간청한다”고 기도했다.

아울러 교황은 “대한민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이 고상한 나라와 그 국민을 지켜 주시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구한다”고 덧붙였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 사진=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트위터
 
앞서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도 가난과 자본주의의 병폐에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미사를 집전하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았다. 이 리본은 교황이 미사를 시작하기에 전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는 자리에서 단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유가족 대표 10명과 생존학생 30명은 이날 미사 직전 교황과 20여 분가량 비공개로 만난 후 예식에 참여했다.

다음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삼종기도 전문이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거룩한 미사를 마치며,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바라봅니다. 성모님께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 그리고 희망들을 봉헌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또한 성모님께서, 우리 중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 특별히 병든 이들과 가난한 이들, 존엄한 인간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갖지 못한 이들을 자비로이 굽어보시도록 간청합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이 고상한 나라와 그 국민을 지켜 주시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구합니다.

또한 아시아 전역에서 이곳 대전교구에 모여온 모든 젊은이들을 성모님의 손길에 맡깁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복된 계획에 따라 평화로운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기쁨에 넘친 전령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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